미태평양 사령관 "북한 지도자는 자만심에 차있고, 북한은 불량국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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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중인 해리 B. 해리스(Harry B. Harris) 신임 태평양사령관은 10일 "북한의 지도자는 자만심에 차 있고, 북한은 불량국가(Rouge State)"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0년 3월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뒤 인양된 천안함이 전시된 평택 2함대를 찾아서다.

방한 이틀째인 이날 오전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희생된 46명의 장병을 추모한 직후 해리스 사령관은 "나는 북한이 전 세계로부터 불신받는 불량국가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은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거만한 지도자가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여전히 국제사회에 불신만을 안겨주고 있다"며 "천안함 폭침사건은 왜 북한이 위험한 국가인지, 왜 예측 불가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그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 상징 장소인 2함대에서 북한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직접 겨냥해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장병과 군무원등 36만명이 소속돼 있으며, 작전구역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알래스카 등 인도양부터 미국의 태평양 연안에 이르는 지구 절반에 해당한다.

해리스 사령관은 취임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내가 보기에 북한에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공격하려 노리는 지도자가 있다”며 북한을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지목하는 등 대북 강성발언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해리스 사령관에 대해 “평소 우리(북)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던 해리스가 지역사령관으로 취임한 것은 미국의 대조선정책의 직접적 반영”이라며 “더욱이 지금 미국은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에서 우리 공화국(북)이 완전성공한 사실 앞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미국은 어느 하루도 발편 잠을 잘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그는 "태평양사령관에 취임해 양국관계 차원에서 방문한 첫 국가가 한국이고, 이는 우연이 아니다"라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의 아버지는 6·25 전쟁에 참전했다.

1956년 일본 가나가와현(神奈川縣) 요코스카(橫須賀)에서 미 해군 부사관이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하는 등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일 한국 도착 직후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해리스 사령관은 10일 오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한반도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11일 오전 일본으로 떠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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