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 콩팥 중개업」일 서 성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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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건강한 사람의 콩밭 등 신체의 장기일부를 사고 파는 중개업자들이 일본에서 성업 중이라는 요미우리(독매)신문의 15일자 보도에 이어 그 중개루트에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오오사까에 본부를 두고있는 일본 생체신장(신장) 매매알선조직의 하나인 회생회는 한국·대만·필리핀 등지로부터 산 사람의 콩팥을 사들이고 있으며 특히 한국에는 환자를 직접 보내 이식수술을 받게 하고 있다는 것.
요미우리신문은 이 같은 사실이 회생회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것이며 한국에는 일본환자들을 위해 생체신장제공자를 알선해주거나 이식수술을 담당할 병원을 소개하는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20년간 일본전역에서는 모두 3천5백2건의 신장이식수술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환자의 가족·친척들이 제공한 콩팥이 쓰여졌으나 한국·대만·필리핀 등 아시아지역으로부터 수입(?)된 것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의해 회생회의 중심인물로 알려진 A씨(52)는 지난3년 동안 자신이 6건의 신장매매 및 이식수술을 알선했으며 다른 업자들의 사례도 30여건이나 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중개를 통해 82년 12월께 한국에 와서 이식수술을 받은 일본 관서지방에 사는 한 자유업경영자(52·남)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사례비를 포함, 모두 1천만엔(약3천5백 만원)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일본 환자들에게 콩팥을 팔아 넘기는 사람들은 생활이 궁핍한 아시아지역 빈민들과 돈에 쪼들리는 일본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전역에는 이 같은 환자에게 외국에서 들여온 콩팥을 이식해주거나 현지에서 수술을 받고 온 환자들을 돌봐주는 병원이 수십 개 있으며 지금까지 50∼2백 건의 수술을 해온 병원만도 동경여자의과대학·오오사까대 등 20여 개소나 된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추정했다.
일본에서는 이밖에도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사람의 콩팥을 떼 내 이식해주는 사례도 성행하고 있으며 미국인 사체신장을 수입한 것만도 과거 20년 동안 전체이식수술의 18%를 차지하는 1백55건에 달했다.
지난 6월에는 산모에서 나오는 아기태반으로 강장제를 만들어 일본·미국 등지에 수출한 제약회사들이 한국에 있는 것으로 밝혀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듯이 회생회 사건도 관계당국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후생성은 이 같은 보도가 있자 l6일 신장매매조직의 실태파악에 나섰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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