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읍 봉산리 노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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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전남 보성읍에서 청정해역으로 이름난 득량만으로 가는 길을 따라 5㎞쯤 가면 봉화산줄기를 타고 내려온 마주봉 기슭에 다소곳이 처마를 맞댄 마을이 보성선씨의 터밭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보성읍봉산리노산마을. 현재는 80가구가 살고 있지만 마을이 생긴지 4백50년 동안 타성바지라고는 한집도 없어「혈혈일촌」의 전통마을이다.
입향조는 시조 선윤지의 5세손 치손의 둘째아들 국형. 강원도에서 현감을 지내고 돌아와 이 마을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높은 사람이 많이 난 마을이 좋은 동네가 아니여. 콩조각도 서로 나눠먹고 부모 잘 모시며 오순도순 사는 동네가 좋은 동네지.』선인석 할아버지(90)는 『여순반란사건을 비롯, 6.25동란통에도 남부 해안지방에서 유일하게 우리동네는 단 한사람의 희생자도 없었던 것이 이 마을의 자랑이다』라고 했다.
마을 왼쪽 모퉁이에 즐비하게 늘어선 효자·효부·열녀비가 보성선씨의 못자리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전통 때문인지 이 마을은 현재 65세이상 노인이 40여명이나 돼 보성군내에서 「장수마을」로 이름나있다.
이 마을에서는 상당한 인물도 배출, 입향조 국형의 11대손인 준채가 문과에 장원급제, 승지를 지냈고 그의 아들 병련도 진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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