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뉴 비즈니스] 알코올 수건 '히마 아이스 타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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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생이었던 빌 새먼(37)은 몇년 전에 논문 작성을 위해 필리핀에 잠시 머물던 중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숙소 근처 구멍가게에서 큰 물병에 담은 도수 2% 또는 5%짜리 알코올을 팔고 있었는데 주부들이 끊임없이 가게를 드나들며 이를 사가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70%짜리 소독용 알코올만 봤던 그는 '술 대용'으로 쓰나 싶어 주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대답은 뜻밖에 "더운 밤에 아이들이 잘 자도록 수건에 적셔 몸을 닦아주기 위한 냉각수"라는 것이었다. 자신도 직접 해보았더니 정말 시원하고 상쾌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이같은 경험을 사업화하기로 맘먹었고, 지난해 초에는 마케팅 전문가인 친구와 함께 '히마 아이스 타월'(www. himaicetowels. com)이란 회사를 차렸다. 상품은 약간 젖은 수건을 비닐봉지에 담은 것이다. 여기에 소량의 알코올 및 레몬 추출물과 동양 식물인 버가모트(배의 일종) 기름 등 냄새와 사용감을 좋게 하는 성분들을 함유시켰다.

모두가 인체에 무해한 식물성 원료인 데다 땀을 닦음과 동시에 증발효과로 피부의 온도를 낮출 수 있고, 살균효과에다 향기도 남으면서 벌레도 달라붙지 못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이것도 그가 태국.필리핀에 있을 때 배운 것을 응용한 것이다.

새먼은 종류와 수량에 따라 개당 가격을 1달러 29센트~4달러로 책정하고 "사용 12시간 전에 냉장고에 넣어둘 것"이란 주의사항을 상품에 붙여 판매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개인들은 물론 학교 캠프와 각종 지역 스포츠 클럽, 텍사스 레인저스 등 프로 야구.농구팀 등에서 주문이 폭주했고, 일반 기업들도 대량 주문을 쏟아냈다. 지난 3, 4월 이라크전 때에는 미 육군성의 요청으로 전쟁에 참전한 미군들을 위해 엄청난 양을 납품하기도 했다.

특허.상표등록을 해두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미국 내 경쟁자도 없는 상태다. 직원은 모두 7명에 불과하지만 올해 연 매출로 5백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새먼 사장은 "현재 미국 내 한인 편의점 사업가들과도 대리점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기회가 닿으면 한국.중국시장에도 진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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