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고향 서울의 현실 그려보고 싶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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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계간 '세계의 문학'은 2일 제2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김종은(29.사진)씨의 장편소설 '서울특별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는 찰리.호기.유진.중만 등 서울에서 태어난 1974년생 동갑내기 친구 네명이 서른이 넘도록 변변한 직업을 갖지 못하고 전전하다가 강원도 도로변 '새서울 휴게소'를 턴 뒤 고향인 서울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본심 심사를 맡은 문학평론가 김화영씨는 "이 작품은 너무 노골적인 코미디로 전락하지 않고 무의미한 일상, 비릿한 삶의 구석을 처량하고 고지식하면서도 우스꽝스럽게 그렸다"고 평했다.

작가 김씨는 "서울 사람들이 자주 고향을 얘기하고 고향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은 실제 고향은 대부분 서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산부인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한 우리 세대의 고향의식은 기성세대의 그것과 다르지만 어쨌든 고향의식이라고 할 만한 것을 가지고 있다"며 "누군가를 속여야 성공하고, 입사시험에서 거대 기업을 속여야 취업할 수 있는 고향 서울의 현실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74년 서울 이문동에서 태어나 서울의 이곳 저곳으로 이사를 다니다 지금은 노원구 월계동에서 살고 있는 김씨는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상금은 2천만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10일께 열린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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