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남극에서 뽑아낸 유전자로 냉해에 5배 강한 벼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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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냉해에 기존보다 5배 강한 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해양수산부는 남극에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극지연구소가 추운 날씨에도 살아남는 식물을 이용해 냉해에 견딜 수 있는 벼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극지연구소는 남극세종과학기지 주변에서 꽃을 피우며 살아남는 남극좀새풀의 유전자를 뽑아내 일반 벼에 도입했다. 남극좀새풀이 사는 곳은 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0~4도에 불과하고 초속 10m 바람이 분다. 이 풀에서 뽑아낸 유전자(DaCBF7)는 세포가 어는 것을 막는 특성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를 도입한 벼를 기온이 4도인 곳에서 8일간 배양했더니 80% 가까운 생존율을 보였다. 똑같은 조건에서 일반 벼의 생존율은 11%에 불과했다. 이 같은 연구는 극지연구소와 연세대학교 연구팀이 2011년부터 5년간 연구한 성과로 과학 전문 학술지인 플랜트 사이언스에 지난 4월 게재됐다.

이형석 극지연구소 박사는 “그동안 비슷한 연구 시도는 많았으나 생장이 느려지는 부작용이 많았다”며 “극지 식물의 유전자원을 활용해 최초로 냉해 피해를 입기 쉬운 농작물을 개발해 앞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자료=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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