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조성면 축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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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전남보성군조성면축내리-. 조성평야 너른들에 80여호 장흥임씨 일가가 처마를 맞대고 모였다. 유서깊은 호남명문의 4백년 집성촌이다.
임향조는 조선 중종때 명유 임희중. 그의 역대 선대가 이웃 장흥에 터를 잡고 살아왔기에 후손들이 가까운 보성지방에 이주해 뿌리를 내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임희중은 당시 생원·진사등 양과에 모두 합격, 통예원좌통예가 되었으나 곧 사양하고 이곳에서 후진양성에 전념했다.
『남이 열번 읽으면 나는 백번을 읽고, 남이 백번을 읽으면 나는 천번을 읽는다.』그는 후학들에게 학문하는 자세를 이렇게 가르쳤다 한다. 이같은 교육탓에 6명의 문과급제자를 포함, 총30여명의 대·소과급제자를 낸 것이 이마을의 자랑이다.
산기슭 송림에 기둥을 내린 백천당은 그가 후학들을 양성했던곳.
대대로 내려오는 유가의 전통 탓인지 백천당의 내력을 들려주는 후손 임병순씨(72·보성향교전교)는 상투를 틀고 갓을 썼다. 검은 두루마기에 고무신차림을 일생동안 고수해왔단다.
유명한 왕골돗자리 용문석은 이 마을의 특산물. 4백여년전 왕실진상품으로 만들어졌던 이 용문석은 이지방 처녀들의 혼수용 필수품으로 인기가 대단하다. 이 돗자리 생산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평균 1억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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