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경찰 나가 당당히 조사 받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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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과 도박 등의 혐의로 다음달 초 전창진 감독에게 소환장을 발송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전 감독이 kt를 맡고 있던 지난 2월 사채업자로부터 3억원을 빌려 불법 도박업체를 통해 돈을 건 뒤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전 감독이 도박에서 돈을 따기 위해 경기 후반에 후보 선수를 투입해 고의로 지는 등 승부조작에도 직접 관여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전 감독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전 감독의 지인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지난 주 전 감독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사채업자를 참고인으로 한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채업자는 “전 감독이 베팅 자금이 필요하다고 해 3억원을 차명계좌로 입금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전 감독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변호인과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 감독의 변호인 이정원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전 감독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이득도 챙기지 않았고, 승부를 조작하거나 불법 스포츠도박에 베팅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농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KBL은 26일 오전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심려를 끼친데 대해 깊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사실로 확인되면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김영기(79) 총재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전 감독이 속한 인삼공사는 이날 예정대로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오전·오후 훈련을 했다. 그러나 팀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전 감독 대신 김승기(43) 코치가 팀 훈련을 진행했다. 27일 강원도 홍천에서 열 예정이었던 워크숍 일정도 취소했다.

 전 감독은 이날 오후 구단에 전화를 걸어 “변호사를 꾸리고 대응하느라 휴대폰을 신경쓰지 못했다. 전화를 제 때 받지 못하고 구단에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면서 “난 떳떳하다. 경찰에 나가 당당히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안양=김지한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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