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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의대 김광일교수 매맞는 아내 50명 분석 빗나간 결혼이 「폭력남편」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가정폭력은 양쪽이 대졸출신의 고학력으로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에서 주로 발생하고있다.
또한 남편이 폭력가정에서 자라났거나 아내가 혼전임신·혼전동거·재취등의 이상 결혼을 한 경우에도 남편의 폭력을 부르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중산층의 남편폭력현상은 저학력의 경제적 여유가 없는 서민층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난다는 지금까지의 사회통념을 뒤엎는 것으로 주목된다.
한양대의대 김광일교수 (신경정신과) 는 지난해1월부터 지난3월까지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23∼58세 사이의 주부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폭력가정의 분석을 13일 연세대에서 열린 정신신경학회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들 매를 맞는 주부들의 직업을 보면 가정주부(32명) 교사(7명) 상업(4명) 약사· 사무원 (각2명) 간호원 (1명)등이었다.
교육수준은 대졸이상이 22명, 고졸이 15명으로 고학력의 여성이 전체의 74%를 차지. 이들 남편의 학력도 대졸이상이 32명, 고졸이상이 9명, 중졸 4명으로 고학력자들에게서 폭력이 심했다.
폭력남편의 직업은 사무직이 6명, 목사·상인·운전사가 각각 5명, 사업가·경찰 각각 4명, 교수 3명이었고, 판·검사, 공무원등도 끼어 있어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중산층에서 가정폭력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남편의 종교를 보면 개신교가 22명 (44%) 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무종교13명, 불교 7명, 가톨릭 5명, 기타 3명이다.
폭력남편을 추적해보면 자라난 가정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폭력가정은 폭력남편을 낳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가정(28명), 아버지에게 맞으며 자란 경우 (20명), 어머니에게 맞으며 자란 경우(20명)의 순 (2가지 경우가 겹친 사람도 있어 합계가 50명이 넘음).
또 어머니가 아버지를 때리는 가정에서 자란 경우도 14명이나 됐다.
이렇듯 폭력가정에서 자라난 남편의 70%가 폭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폭력가정은 아니나 부모가 이혼한 가정에서 자라난 경우는 전체의 l6%에 해당하는 8명뿐이었다.
이와 함께 가정폭력은 「어떻게 결혼했느냐」가 문제가 되고있다.
즉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한 경우가 21명으로 이것은 결혼후「부부의 화목은 부모의 신뢰로부터 나온다」 는 사실을 말해준다.
또한 혼전임신 (12명) ,혼전동거 (8명) ,동정결혼(7명) ,재취(6명), 데릴사위등 이상결혼도 폭력가정을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가정폭력은 결혼경력이 짧을수록 심하다. 결혼후 3개월 이내가 가장 많아 이때 폭력을 휘두른 남편이 35명으로 전체의70%를 차지하고 있다. 6개월쯤 있다가 폭력을 휘두른 경우가 7명, 1년쯤이 2명으로 가정폭력은 1년이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있다.
특이한 것은 이들 폭력남편들이 결혼전 연애시절에는 공통적으로 폭력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폭력은 한달에 1∼3번(19명)이 가장 많고, 1주일에1∼2번 (16명) , 3∼4번(8명)의 순이었다.
이밖에 거의 매일 폭력을 일삼는 경우도 2명이나 됐다.
그러면 왜 남편은 아내를 때리는가.
폭력남편의 84%가 아내의 사소한 결점을 트집으로 삼는등 별다른 이유 없이 폭력을 쓰고있다.
이처럼 이유없는 남편폭력이 43명, 남편외도로 바가지를 긁어 당한 경우가 18명, 의처증 16명, 피해망상 1명등이였다.
폭력남편의 정신상대를 분석한 결과 반사회적성격, 편집증등 성격장애자가 33명, 의처증 8명, 정신분열증 2명으로 나타났다.
또 폭력가정은 아이들에게 폭력학습장이되어 폭력이 악순환 되고있다.
한편 폭행주부의 80%가 불안·공포등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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