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고교, 금욕하면 성병 예방된다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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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클라미디아는 항생제로 치료하지 않으면 여성의 생식기관에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텍사스주 서부에 있는 작은 도시 크레인의 고등학교가 성교육 과정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 300명 중 20명이 성병의 일종인 클라미디아에 양성 반응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그 정도 감염률이라면 “유행병 수준”이라고 말했다.

크레인 고교의 성교육은 금욕을 가르친다. 크레인 카운티 학군의 짐 러미지 교육감은 “그런 교육 과정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자녀의 성교육은 부모의 책임이지만 우리도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부모들은 5월 초 가정에 보낸 편지를 통해 클라미디아 유행을 통고 받았다.

학교 당국은 성교육에 전염성 성병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3일 과정으로 확대하기를 원한다.

크레인 고교의 2014∼2015 편람에 따르면 성교육에 관한 텍사스주의 지침은 이렇다. “학교는 교내의 미혼인 모든 사람에게 모든 성적 활동의 자제를 가장 바람직한 행동으로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임신과 성병, 청소년 성적 행위와 관련된 정서적 외상을 막는데는 금욕만이 100%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금욕만 가르치는 성교육에 반대하는 주민은 그런 지침이 전혀 효과가 없으며 청소년에게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2004년 연방의회의 한 보고서는 미국에서 금욕만 가르치는 성교육 프로그램의 80%가 ‘틀렸거나 오도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성건강 정보와 임신중절 관련 법률자문을 제공하는 구트마커연구소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미국 고등학교의 87%는 학생들에게 임신이나 성병을 피하려면 금욕이 최선이라고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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