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대사 습격 김기종씨 "손을 다쳐 살해할 능력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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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 대사를 습격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구속 기소된 김기종(55)씨가 “손을 다쳐 살해할 능력이 없었다”며 오른 손에 대한 신체감정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김동아) 심리로 20일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과연 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살해할 능력이 있는지 감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김씨가 과거 오른손 부상을 당해 손가락 사용이 부자유스러우며 일반인과 달리 자유롭게 손을 사용할 수 없다”며 “(감정을 통해) 운동신경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재판부는 신체감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서울구치소 측이 사건 당시 부상을 입은 자신에 대해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는 “구치소 담당 의무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공개 고발한다”며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구치소가 이런 상황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3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흉기로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왼쪽 손목 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를 입히고 현장에서 붙잡혔다. 김씨는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김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7월 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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