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비자 받기 쉬워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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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비자를 받기가 쉬워진다. 미국이 올해부터 전략적 목적에서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면서 외국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얼굴) 미국 대통령은 5일 국무부에서 전국 대학 총장들과 만나 "외국어 능력 향상은 미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목표 중 하나"라며 "외국 유학생들을 획기적으로 받아들이고 미국 어린이들에게는 외국어 조기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테러를 막고 일부 테러국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그 나라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9.11 이후 외국 유학생들의 비자 발급이 잘 안 되는 데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비자 발급조건을 완화해 전 세계 젊은이들이 미국에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유치원을 포함한 전 교육과정에서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으로 우선 1억1400만 달러를 의회에 요청했다. 국방부는 이와는 별도로 군 내 외국어 교육을 위해 7억5000만 달러를 집행할 계획이다. 주요 교육 대상 언어로 일단 러시아어.중국어.힌두어.페르시아어(이란어).아랍어를 꼽았다. 그러나 한국어와 일본어 등 다른 외국어 교육에 대한 지원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외국어 교육을 소홀히 하는 나라로 꼽혀왔다. 또 9.11 이후 비자 발급 심사를 강화하면서부터 외국인 유학생 수가 줄어들어 미국 대학의 재정이 악화되고 학술 연구에 차질을 빚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뉴욕의 국제교육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2004~2005학년도 외국 유학생 수는 56만5039명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2003~2004학년도엔 2.4% 감소했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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