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합작 '통일쌀' 첫 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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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 검역원이 3일 인천항에 도착한 '통일쌀'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남북한이 처음으로 공동 생산한 일명 '통일쌀'이 5일 경기도에 도착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북한과 공동으로 평양시 인근 용성구역 시범농장에서 수확한 쌀(1t)이 인천항을 통해 반입됐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영농기술과 농기자재를 대고, 북한이 농지와 노동력을 제공해 생산한 쌀이다. 쌀이 북한에서 남한으로 반입된 것은 1984년 서울에서 발생한 대홍수 때 북측이 구호용으로 온 지 22년 만의 일이다.

이번 통일쌀은 북측이 제공한 시범농지 3㏊(9000평)에서 수확한 쌀 14.8t 중 일부다. 남한의 오대벼 품종으로 남포~인천 운항 정기선박(포춘호)에 실려 3일 오후 인천항에 도착했다. 이어 이 쌀은 컨테이너 하역, 식물검역, 세관통과, 출고 등 통관절차를 거쳐 이날 경기도청에 도착했다.

경기도는 현재 현미 수준의 통일쌀을 2차 도정한 뒤 2㎏ 단위로 소포장해 실향민 단체를 비롯, 통일 관계 부처.남북교류협력위원회.유관기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맛볼 수 있도록 떡을 만들어 나눠주거나 기념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소규모로 특수포장해 돌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남북 공동 벼 재배 사업은 지난해 4월 경기도와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가 기술협약을 체결하면서 성사됐다.

경기도는 남북 합작 첫 쌀농사가 성공적으로 추진된 데다 북측이 시범농장 확대를 요청함에 따라 올해부터 사업면적을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도 김동근 정책기획관은 "앞으로 북한의 농업경제 구조를 개선하고 북측 스스로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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