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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북 도발 때문에 사드 얘기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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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주한미군 자녀들과 함께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방문했다. 케리 장관은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북한의 위협에 대해 “우리는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사드와 다른 것들에 관해 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이 주한미군 자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뉴시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8일 “우리는 (북한이 야기할)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비롯, 다른 수단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케리 장관은 이날 오후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서울 용산 미군 기지를 찾아 장병들과의 대화에서 “김정은은 매우 도발적 행위를 일삼고 있으며 유엔 협약에 어긋나고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이 막으려 하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사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있는 미국의 첫 방어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북한이 어떤 형태의 도발을 하더라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사드 배치 논란이 불거진 뒤 미 국무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케리 장관은 앞서 청와대를 예방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할 때는 사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한국을 떠나기 직전 자국 장병들을 격려하며 사드 배치 필요성을 꺼내들었다.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한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도 이경수 당시 외교부 차관보와 대화하던 중 사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중시해달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 당국자가 한국을 찾아 경쟁적으로 민감한 사드 문제를 언급한 셈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윤 장관과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행위에 대해 “지금처럼 끔찍한 짓을 계속한다면 국제형사재판소(ICC·International Criminal Court)에 회부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ICC 회부 대상을 거론하며 “북한, 특히 김정은의 행동”이라고 이름을 특정했다.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에 대해서는 “북한 지도자가 한때 자신의 측근이었던 이들을 ‘말도 안 되는(flimsy)’ 이유로, ‘소름 끼치고(grisly)’ ‘너무나 끔찍한(horrendous)’ 공개 처형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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