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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에게 금호산업 직접 팔 것” … 채권단, 매각가 7000억원대 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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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금호산업이 박삼구(70·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품으로 한 발 더 다가섰다. 금호산업 매각을 추진 중인 채권단이 박 회장과 개별 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지분율 30.08%)다.

 18일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 52개사 중 98%가 박 회장과 개별협상을 통한 매각 추진안에 동의했다. 채권단은 6월 중 회계법인을 통해 금호산업의 기업가치를 재평가한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매각가로 7000억원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호산업 지분 57.5%의 시세 45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2009년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권의 정점에 있다. 금호산업이 최대주주로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금호터미널·아시아나IDT 같은 금호그룹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금호그룹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워크아웃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가 2013년 11월 복귀했다.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50%+1주)을 사들일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다.

 채권단은 재산정한 최종 매각 가격을 7월께 박 회장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평가 가격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워크아웃 졸업 후 매각’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워크아웃을 졸업하면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만약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다시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이를 재차 거부하면 채권단은 6개월 내에 같은 조건으로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앞서 인수전에 단독 입찰한 호반건설은 인수가로 6007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가격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이를 거부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2000억∼3000억원 정도여서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금호산업 인수에 나설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뿐 아니라 금호고속을 되찾고자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와도 협상 중이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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