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앞에서 햄스터 물어뜯고 삼켜

중앙일보

입력

전북 정읍시의 산촌유학센터 직원이 어린이들 앞에서 햄스터를 물어죽인 뒤 삼키는 엽기적 행동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산촌유학센터 생활지도사인 유모(48)씨는 지난 11일 오전 7살 아이와 초등학생 등 7명 앞에서 햄스터 한 마리를 이빨로 물어뜯은 뒤 죽은 햄스터를 삼켰다.

이 유학센터는 도시에서 농촌 학교로 전학 온 아이들이 머무르는 민간 기숙사 시설이다. 사회복지사 2급인 유씨는 지난 3월부터 이 유학센터에서 생활지도사를 맡고 있다.

햄스터는 지난 5일 어린이날 선물로 한 어린이가 유학센터의 아이들 수에 맞춰 7마리를 가져왔다. 처음에는 우리 안에서 키웠지만 아이들이 햄스터를 꺼내고 만지면서 일부는 도망치고 죽어 두 마리만 남게 됐다.

조사 결과 유씨는 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데다 아이들 괴롭힘에 죽어가는 햄스터를 보면서 순간적으로 이처럼 엽기적인 행동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씨는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쥐를 잡아오라는 숙제를 내줬는데, 당시 쥐에 물리면서 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쥐를 보기만 하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산촌유학센터와 학부들은 아동학대 혐의로 유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정읍경찰서 관계자는 “어린 시절 쥐에 대한 안 좋은 기억으로 트라우마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유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읍=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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