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의창업길라잡이] 6. 업종 선택은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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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이준혁 상지대 관광학부 교수 겸 FCG코리아 대표

옷이 아무리 예뻐도 몸에 안 맞으면 입을 수 없다. 상권에 안 맞는 업종을 선택하면 빨리 실패에 이른다.

상권에 따른 업종 선택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중화요리점은 500m이내 3000명 이상, 일식집은 500m 이내 1만5000명 이상의 상주 인구가 있어야 한다. 한식 전문점을 내 성공하려면 200m 이내 5000명 이상 유동 인구가 있는 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 패스트푸드점은 반경 2㎞ 이내 2만~3만 명의 젊은층 유동 인구, 패밀리 레스토랑은 5㎞ 이내 4만 명 이상의 상주.유동 인구, 커피숍은 500m 이내 5000명 이상의 주간 유동인구가 있는 곳이 유리하다. 요즘 경쟁이 심한 치킨집의 경우 반경 2㎞ 이내 2000가구 이상의 아파트.주택단지나 5000명 이상의 상주.유동 인구가 있는 지역이 좋다.

후보지를 찾아다녀도 답이 안 나올 경우 상주.유동인구로 점포의 가치를 매기면 쉽게 풀릴 수 있다.

상주 인구를 조사하려면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500m 이내 구역(1차 상권)의 거주자 수를 파악한다. 해당 구청이나 동사무소 등에서 확인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다. 역세권이라면 해당 역의 하루 이용객 수를 해당 역무실에 알아보면 된다. 주고객이 청소년층이라면 인근 중.고교의 학생 수로 추정할 수 있다. 유동 인구의 숫자뿐만 아니라 유동 인구의 흐름도 중요한 요소다. 특정 위치를 지나는 통행인과 통행차량의 수를 확인한 뒤 이를 상. 중.하 세 단계로 분류한다. 아침.점심.저녁 등 시간대별로 조사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성별.연령별.시간대별.요일별 통행인 수를 관찰한다. 그러면 음식점을 차리려는 상권이 과연 주간상권.야간상권.고정상권.유동상권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상권 내 인구수.가구수.가족구성원수.주거형태 등 통계자료를 뒤져 본다.

덧붙여 경쟁 식당의 이용객수.계층.가격대.매장컨셉트 등을 파악하고, 향후 주변 상권의 확대 또는 축소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참고로 여성보다 남성이, 자녀가 있는 가정보다 미혼이나 신혼부부가, 일반 가정보다 맞벌이 부부가 외식을 더 자주 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주 상권이 발달한다. 상권이 확장되면 주변지역이 부수 상권이 된다. 주 상권이 장사가 잘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부수 상권에서도 조금만 노력하면 불리함을 이길 수 있다. 부수 상권은 점포 임차보증금이나 권리금이 싸다는 장점도 있다.

이준혁 상지대 관광학부 교수 겸 FCG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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