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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출산 … 경력 단절 여성들 핑크 부스에서 웃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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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015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사진 KB국민은행]

“취업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경북 구미에서 어제 올라왔어요. 다양한 기업의 취업 정보를 한번에 얻을 수 있고, 원하는 기업에 바로 면접까지 볼 수 있어 좋아요.”

 KB국민은행 주최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찾은 천희재(25)씨가 밝은 표정으로 얘기했다. 그는 “요즘 취업난으로 걱정이 많았는데 다양한 기업을 찾아다니며 취업에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박람회는 국내 최대 일자리 축제다. 국민은행은 구직자와 우량 중소·중견기업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행사장은 특성화고교 재학생부터 졸업을 앞둔 대학생, 제대한 군인, 실버취업을 꿈꾸는 60대에 이르기까지 1만3000여 명의 구직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민은행은 행사가 끝나는 14일까지 3만명 이상이 박람회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직자뿐만이 아니다. 원하는 인재를 찾기 위한 기업 관계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이날 코맥스·루멘스·인탑스 등 국내 중견기업 250곳이 참여했다.

 이 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구직자의 다양한 수요를 감안한 ‘맞춤형 취업박람회장’이라는 점이다. 구직자들이 원하는 회사를 찾기 쉽도록 무역인재관, 이공계인재관, 여성과학기술인재관 등 업종별로 채용관을 나눴다. 특히 분홍색으로 부스를 꾸민 여성과학기술인재관이 눈에 띄었다. 이 곳은 국민은행이 임신·출산·육아 등 가족 돌봄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인재의 구직을 돕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선보였다.

모현정 세포바이오 부설연구소 연구원은 “세포바이오는 임직원 대부분이 여성으로 여성친화기업”이라며 “출산이나 육아로 연구현장을 떠난 유능한 여성 인재를 뽑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즉석 면접이 이뤄져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도 많았다. 이날 대학에서 의학생명공학을 전공한 김푸름(25)씨도 의료기기 전문 제조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에 취업했다. 그는 “대학에서 의학생명공학 중 생체조직 분석을 연구했는데 워낙 전문 분야로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맞춤형 컨설팅을 받은 후 대학에서 쌓은 지식을 실무와 접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추천받고, 취업까지 성공해 무척이나 기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2011년 10월 첫 박람회를 연 이후 매년 2차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간 약 1200명의 구직자가 취업에 성공했고, 지금까지 4702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이날 박람회 개막식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청년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롤 모델을 제시하는 ‘마중물’같은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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