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왕도 외면한 코리안투어…한국보다 일본 택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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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금왕마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를 외면했다.

김승혁(29)은 지난해 상금왕과 대상을 휩쓸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승혁은 메이저급인 GS칼텍스 매경오픈이 14일부터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리지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 이어 이번에도 국내팬들 앞에 서지 않는다. 대신 김승혁은 같은 기간에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일본 PGA 챔피언십의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 14일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큰 규모의 대회가 동시에 열린다. 매경오픈은 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으로 코리안투어에서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다음으로 큰 대회다. 총상금 13억7000만원(우승상금 2억7000만원)의 일본 PGA 챔피언십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김승혁을 비롯한 다수의 한국 선수들이 일본의 첫 번째 메이저 대회를 택했다.

일본을 주무대로 삼고 있는 김경태(29·신한금융)·김형성(35·현대차)·김형태(38)·장동규(27) 등도 모두 일본 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2013년 KPGA 코리안투어 대상 수상자 류현우(34)도 일본 투어를 선택했다. 매경오픈은 수도권에서 열려 수많은 갤러리로 북적거린다. 하지만 다수의 톱랭커들이 빠지면서 흥미가 떨어지게 됐다.

국내 톱랭커들이 한국보다 일본을 택하는 슬픈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투어 프로들만 탓할 수도 없다. 올해 코리안투어는 대회명 확정 기준으로 모두 13개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2개 대회는 아직 미정이다. 총 상금규모가 99억원으로 200억원이 훨씬 넘는 일본 투어에 비해 한없이 떨어진다.

KPGA의 관계자는 “프로들도 생계가 걸려 있어 국내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탓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코리안투어의 대회수가 줄어들어 상금랭킹 50위 안에 들지 못하면 적자가 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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