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공격 미 연초부터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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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이 새해 벽두부터 대이란 압박에 적극 나설 태세다. 독일 일간지 타게스 슈피겔은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에 이란의 핵개발 의심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통보하며 미리 대비해줄 것을 요청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까지 미국의 대이란 정책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함축돼 있었다. 여기에는 군사작전이나 경제제재 등을 결코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현실적 제약 때문에 선뜻 압박조치를 취하기 힘든 속사정도 담겨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동맹국들에 이란 공격에 대비할 것을 공공연히 통보하고 나섰다는 사실은 미국이 실제 공격을 감행하는 쪽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터키와의 공조 노력이 눈에 띈다. 터키는 미국이 이란을 공습할 때 중간 기착지로 활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나라다. 이와 관련, 독일 DDP 통신은 "포터 고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2월 12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만나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경우 정치적.군수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반대를 무릅써야 하는 등 걸림돌이 많아 아직까지는 미국의 이런 제스처를 '단순 압박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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