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품 실어나르는 신실크로드, 중국대륙횡단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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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최대 상업도시 알마티(카자흐스탄) 중심부에 위치한 그린마켓. 한국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인 마리나는 지난달 25일 “유럽산 고가 제품과 터키·중국산 저가 제품이 양분하고 있는 틈새를 한국 상품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제품은 삼성·LG 제품이 시장의 80%를 석권 중이다. 주요 쇼핑몰에는 미샤·페이스샵 등 한국 화장품 대리점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현지 물류업체의 도움을 빌려 한국 제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상당 부분은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온 것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배편으로 중국 장쑤(江蘇)성 롄윈강(連雲港)에 내린 제품이 여기서 출발하는 국제화물 정기열차 편으로 알마티에 도착한 것이다. 이 노선은 지난 2월 25일 정식 개통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첫 성과물로 불린다.

 이 노선은 우리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한반도에서 유럽으로 나가는 새로운 통로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알마티의 물류업체 ESL코리아의 이병춘 매니저는 “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탈 수도 있지만, 중국대륙횡단철도(TCR)는 한국과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의 물류망이란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크로드의 시발점은 한반도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별취재팀=한우덕 기자·예영준 베이징특파원.이봉걸 무역협회 연구위원 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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