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설비가 너무 낡았다.|섬유부문은 50%이상이 10년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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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 산업설비가 너무 낡아 국제경쟁력강화와 원가절감의 큰 제약요인이 되고있다.
해마다 늘고있는 무역적자는 일시적 경기동향 때문이라기보다 좋고 값싼 제품을 만들 수 없는 산업구조에 근본적인 요인이 있어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설비의 최신화 및 합리화 투자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부분별 산업설비 연령에 관한 정확한 실태파악도 안되었을뿐 아니라 노후시설을 개체, 최신화하기 위한 세제· 금융등 제도적 장치도 미흡하고 정부나 민간의 관심도 소홀한 실정이다. 때문에 낡은 시설로 값싼 제품위주의 수출품밖에 못 만들어 수출상품 전반에 걸쳐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태를 빚고있다.
미국· 일본등 공업선진국의 경우 경쟁상대국을 의식, 첨단산업분야를 계속 개척할뿐 아니라 기존산업도 설비연령을 낮추고 설비의 신예화를 강력히 추구함으로써 생력화, 제품의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설비의 신· 증설엔 돈을 써도 기존시설의 합리화엔 돈을 잘 쓰지 않으려 한다.
때문에 한때 비교우위를 가졌던 섬유· 전자· 조선등에서도 일본· 대만· 싱가포르등에 밀리고 있다.
섬유의 경우 노후시설이 과다, 염색· 가공기는 사용연한 10년이 넘은게 50·9%이며 편기는 사용연한 15년을 지난게 50·5%에 이르러 섬유부문의 평균 설비연령이 7년정도인 일본과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철강도 포항제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설이 낡은데 철강협회는 합리화투자를 촉진키 위해 현행 법인세법상 14, 15년으로 돼있는 철강설비의 내용년수를 10년 수준으로 낮출 것을 추진중이다.
석유화학 설비의 경우 일본이 6년, 미국은 5년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감가상각기간이 대부분 9년이며 새로운 프로세스가 나오지 않은 설비는 12년까지 계속 사용하고있는 실정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4년정도인 자동차 생산설비연령에 관해 상공부는 3, 5년정도로 젊게 보고있으나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까지 감안하면 노후도는 훨씬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패션산업화되고 있는 전자부문도 비슷한 양상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년도 전체 설비투자계획규모는 5억8천6백억원으로 작년 4조3천9백억원에 비해 33·6%나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으나 비금속광물제품, 전기· 전자기기, 석유정제업, 운수장비등 중화학업종과 달리 나무제품, 인쇄· 출판, 섬유, 기계등 가공산업은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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