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텃세〃…승부도 멋대로 조작|체조-복싱-남배구등서 명암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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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처절한 승부세계의 뒤안길은 언제나 숱한 화제와 해프닝을 남기게 마련. 예측이 빗나가 엉뚱한 결과로 희비가 엇갈리고 미스터리가 뒤따른다. 이같은 웃지못할 파란과 해프닝, 그리고 미스터리와 이변이 LA올림픽에도 만발했다.
최대의 해프닝은·금발의 미녀「매리·데커」(미국)와 맨발의 소다「졸라·버드」(영국) 가 대결한 육상여자3천m.
「세기의 대결」「최대레이스」로 이목을 모았던 이 경기는 뜻밖의 사고로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우승을 장담하던 두 스타는 모두 통한의 눈물을 뿌렸고 이제는「버드」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뜨거운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남자높이뛰기도 최대의 이변. 『금메달은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다.』던 중공의 세계기록 보유자 주건화가 2m31㎝로 동메달에 그쳤고 홈그라운드의「드와이트· 스톤즈」도 2m31㎝ 를 기록, 시기차로 4위에 그쳤다.
복싱 슈퍼헤비급 준결승에서는 KO로 이기고도 실격패 당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실격패를 당한 선수는 미국의「이반더· 홀리필드」.
뉴질랜드의「케빈·베리」와 난타전 도중 주심이 경기중단을 선언했는데도 그대로 라이트스트레이트를 적중 시켜버린 것.
결국 「홀리필드」 는 실격패 했고 그로기상태에서 승리를 얻은「베리」는「KO후 28일이내 경기를 가질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결승에 나갈 수 없게돼 은메달에 만족해야했다.
복싱 다음으로 주최국으로서의 텃세가 말썽이 된 종목은 체조.
미국은 32년 LA의 10회 대회 때 은메달 1개가 유일한 전적.
첫날 남자단체전의 규정종목에서 미국·중공·일본선수들에게 무려 7개의 만점을 주면서 이들을 체조계의 정상급 스타로 부각시키고 7개 종목에서 3개를「미치·게일로드」(링), 「바트·코너」(평행봉), 「팀·다게트」(철봉) 등 미국선수 3명에게 주었다.
만점을 3개나 얻은 미국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당연한 결과.
모 여자 개인종합에서는 4관왕인「에카테리나·스자보」(루마니아)를 젖혀두고 「매리·루·레튼」을 스타로 만들었고 종목별 경기에서는 2단 평행봉에서 중공「마연홍」과「맥나마라」에게, 마루에서는 루마니아의「스자보」와「맥나마라」에게 각각 10점만점으로 채점, 공동 금메달을 주는 행패(?)를 부렸다.
남자배구에서 미국이 대 브라질 전에서 보여준 두 차례 경기는 승부조작의 인상이 짙은 미스터리. 미국은 A조에서 3연승을 기록했으나 한국에 3-1로 패한 브라질과의 최종4차전에서 3-0으로 패한 것. 미국의 횡포로 4강 진출이 기대됐던 한국은 미국·브라질과 동률3승1패를 기록했으나 세트득실 차에서 뒤져 탈락했다.
미국은 결승에서 브라질에 3-0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첫 금메달을 차지했다. 예선에 3-0으로 지고 결승에서 3-0으로 완승한 미국에 대해 세계배구계는「얄팍한 승부조작」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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