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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군산 해파리냉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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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열치열이란 말이 있다지만 여름철 식탁에는 냉국이나 냉채가 제격이다. 오이를 채 썰거나 얇게 크기대로 썰어 얼음을 넣은 육수국물에 풋고추·마늘종과 함께 띄워 먹는 오이냉국을 비롯해 미역냉국·상추냉국·콩나물냉국 등은 여름철 식탁의 별미다.
중국을 고향으로 하는 냉채도 우리나라에선 여름철 요리로 손꼽힌다. 채소가 풍성한 여름철에 새우나 편육·전복·해파리를 주재료로 잣즙이나 호두즙·겨자즙에 무쳐 차게 먹는 맛은 더위를 식히는 지혜이기도 하다.
중국요리에서 냉채는 전수라 하여 식사 과정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음식이다. 그러나 냉채는 우리식탁에 와서 맛깔스런 한 접시의 일품요리로 변했다.
해파리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6월부터 10월까지 그물로 잡는다.
장마철 민물이 바다에 많이 들 때 먼저 번식을 시작하는 참해파리는 덩치가 작지만 덩치 큰 물해파리에 비해 맛은 뛰어나다고 군산의 경산식당주인 이영자씨(41·전북 군산시 영화동2)는 말한다.
군산에는 예부터 해파리가 많이 잡혀 해파리요리를 많이 먹는 편이지만 요즘처럼 해파리가 흔한 계절에는 음식점에서 특별히 찾는 사람이 없어 주로 서비스로 한 접시 내놓는다.
군산의 해파리요리 맛을 잘 아는 외지인들이 이를 주문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을 위해서는 특별히 만들어 내놓기도 한다는 것이 이씨의 말.
그러나 살아 있는 해파리를 식탁에 올리기까지는 많은 손이 가야 한다. 해파리의 갓 부분만을 떼어 석회와 백반에 담가 피를 빼면 반투명한 황백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소금에 절여 저장했다가 1년내내 쓴다.
해파리는 영양가 높은 식품이 아니다. 지방이 거의 없으며 1백g에 34칼로리정도의 저 칼로리여서 비만증을 걱정하는 현대인에게 환영받는 식품이기도 하다.
양념이 잘 배지 않는 해파리는 냉채나 무침으로만 조리한다. 오돌오돌하면서도 쫄깃쫄깃 씹히는 맛 때문에 간단한 양념으로도 진미를 즐길 수 있다. 풋고추나 마늘·식초 등에 버무려 밥반찬으로도 쓰지만 해파리가 양념을 먹지 않으므로 물기가 생겨 볼품이 없다.
이 때문에 해파리는 먹을 때 섞어 쓸 수 있도록 각 재료를 따로 마련하고 양념은 나중에 쓰는 조리법을 쓴다.
해파리 냉채에는 겨자가 어울리는 양념이다.
겨잣가루는 끓는 물에 개서 그릇에 담고 이 그릇을 물이 끓고 있는 남비의 뚜껑을 거꾸로 덮고 그위에 1시간정도 얹어두면 겨자가 갈 불려져 맵고 톡 쏘는 맛을 낸다. 겨자가 식기 전에 미리 준비해둔 간장·식초·소금·설탕 녹인 물을 조금씩 부어 풀개 듯 멍울을 풀고 참기름을 약간 섞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쓴다.
배·오이·당근등을 깨끗이 씻어 물기 없이 썰어둔다. 편육과 족편은 굵은 채로 썰거나 얇게 저며놓는다. 염장해파리는 하루쯤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후 따끈한 물에 담가 30분 정도 다시 불리면 오그라들어 더욱 탄력이 생긴다. 이를 깨끗이 씻어 곱게 채 썬 후 소금과 설탕·식초를 탄 물에 담갔다가 건져 쓴다. <김징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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