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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 박사 셋 vs 공청단 여성 셋 용틀임하는 중국 차세대 권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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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의 미래 권력이 부상하고 있다. 만 40세 이하를 지칭하는 ‘75허우(後)’ 파워 엘리트 군단이다. 이들 대부분은 중앙이 아닌 지방 현장에서 치열한 리더십 경쟁을 하고 있다. 지방 현장 행정을 통해 리더십을 검증하고 단련시키는 중국 특유의 지도자 양성 문화 때문이다.

선두 주자 10명은 이미 중앙부처 국장에 해당하는 청장급 직위에 올라 10~20년 후 중국 최고 지도부 진입이 유력하다. 특히 칭화대(淸華)대 출신의 박사 3명과 여성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서기 3명의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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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각 지방정부와 공산당 통계에 따르면 7일 현재 지방정부의 청장과 부청장급 직위에 오른 40세 이하 공직자는 모두 162명. 300만 명이 넘는 ‘75허우’ 공직자 중에서 발탁된 인재들이다.

국장급에 오른 선두주자 중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출신의 박사 3명이 주목의 대상이다. 푸전방(傳振邦·40)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는 칭화대 수리·수력발전 공정과를 졸업하고 사회과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0명의 잠룡 중 유일하게 지방이 아닌 중앙에서 리더십을 키우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전 국가주석의 칭화대 과 후배이기도 하다. 2013년 6월 그가 공청단 서기를 맡았을 때부터 차세대 리더로 주목을 받았다. 후 전 주석의 통치 스타일을 그대로 닮아 신중하고 원칙을 중시한다.

 지난달 산둥(山東)성 더저우(德州) 대리시장에 오른 천페이(陳飛·40)는 칭화대 인문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일전선 분야 전문가다. 2012년 37세 나이로 칭다오(靑島)시의 통전부장에 임명됐을 때 미래의 당 중앙 통전부장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닝위(馬寧宇·39) 구이저우(貴州)성 경제정보화 위원회 부서기 겸 상무 부주임은 자동화 시스템 박사다. 2003년 박사 학위를 받고 모교에서 연구 중 상하이 당 위원회에 특채돼 조직부(인사부)에서 공직자의 길을 시작했다. 재학 시절 대학원생 위원회 부주석을 맡아 탁월한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을 보인 게 발탁의 계기다.

 칭화대 3명이 주목받는 가운데 여성 공청단 서기 3명이 도전하고 있다. 선두에는 쉬웨이완(徐未晩·38) 공청단 상하이(上海) 서기가 있다. 상하이 사범대학을 졸업한 그는 2000년 23세 나이에 구(區) 단위 공청단 부서기, 30세에 군 단위 행정 조직의 주임에 올랐는데 지금까지 그의 최연소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업무 스타일이 호탕하고 결단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말 상하이 와이탄(外灘)에서 송년 행사 중 압사 사고가 발생하자 그는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를 연구해 송년 행사가 한 곳에 몰리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색 주장을 펴 ‘창의적 해결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류후이잉(劉會英·40) 공청단 쓰촨(四川)성 서기는 성내 저소득 계층 아동들의 교육과 청년 창업 문제 전문가다. 포근하고 섬세한 포용의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장구이화(張桂華·39) 공청단 후베이(湖北)성 서기는 30세에 징저우(荊州)시의 구 서기로 발탁되면서 차세대 여성 리더로 부상했다. 일 중독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업무에 충실하고 적극적이며 결단력이 뛰어나다.

이 밖에도 우레이(吳磊·38) 상하이 경제정보화 위원회 부주임은 30대에 상하이 산업구조 선진화를 지휘하고 있어 미래 총리감이라는 평을 듣고 있고, 바이(白)족인 허화(何華·39) 윈난(雲南)성 쿤밍(昆明)학원 원장은 당원 교육 전문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또 청룽(程龍·39) 공청단 지린(吉林)성 서기는 세무 전문가로, 체잉차이(<90C4>英才·40) 후베이성 수이저우(隨州)시장은 정법대를 졸업한 법률 전문가로 통한다. 한편 162명의 부청장급 이상 ‘75허우’ 중 123명(66%)이 공청단 경력이 있어 미래 중국 권력은 공청단이 좌우할 것으로 예측됐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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