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후보 추천 안해서 … " KBO, 차기 총재에 신상우씨 내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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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우(69.사진) 전 국회 부의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차기 총재로 내정됐다.

KBO는 26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상우 전 부의장을 내년 1월 3일 이사회에서 차기 총재로 추대키로 했다.

이상국 KBO 사무총장은 "지난번 이사회 때 각 구단이 차기 총재 후보를 내기로 했으나 오늘 8개 구단이 아무도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 그래서 언론에 거론된 신 전 부의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그는 "내일 중 신 전 부의장을 만나 의견을 들어 본 뒤 차기 이사회에서 추대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 전 부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공식적인 연락을 받지 못해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야구인들이 반대하지 않으면 총재직을 수락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신 전 부의장 외에 KBO 총재를 맡고 싶은 사람은 없어 보인다. 이사회에 참가한 한 구단 사장은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총재 후보를 낼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KBO는 7년 전 박용오 전 총재를 선출하면서 앞으로는 구단주가 번갈아 가며 총재를 맡기로 한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10년 선배인 신상우 전 부의장은 7선 의원으로 프로야구와 전혀 관계가 없으나 그동안 차기 총재 내정설이 꾸준히 나돌았다. 신 전 부의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중앙선대위 고문으로 부산지역 표밭갈이에 나섰으며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는 '부산 지역 정치개혁추진위' 상임고문을 맡아왔다. 노 대통령과 독대하는 몇 안 되는 정치인으로 국정원장 등 주요직 하마평에 단골로 오르기도 했다.

한편 프로야구선수협회와 체육시민연대 등은 KBO 총재의 정치인 영입에 반대의견을 밝히고 있다. 체육시민연대는 '체육계 지도층 인사의 비리가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체육단체장들의 비이성적 권력주의가 기형적 체육구조를 만들어 왔다'며 'KBO 총재 선임과 관련해 또다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인사가 있을 경우 관리 감독청인 문화관광부 정동채 장관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내년 1월 3일 이사회에서 신상우씨가 차기 총재로 추천되면 KBO 구단주 총회를 거쳐 문화관광부의 승인 절차를 밟게 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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