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변신한 군사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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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입구의 전차 방호벽을 성문처럼 꾸몄다. [철원군 제공]

유사시 콘크리트를 부수거나 떨어뜨려 전차의 진행을 막는 시설인 고가낙석(일명 전차 방호벽)이 관광자원으로 변신했다.

중부전선과 인접하고 있는 철원군은 갈말읍 지포리 43번 국도 철원 입구와 동송읍 장흥리 한탄대교 인근의 고가낙석을 군사시설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도록 새로 단장했다.

철원 입구의 고가낙석은 궁궐 지붕 양식으로 관광객이 마치 성문으로 진입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도록 꾸몄고, 한탄대교 시설은 썩지않는 나무로 둘러싸고 성곽을 연상할 수 있는 형태로 리모델링했다. 올해가 태봉국이 철원에 도읍을 정한지 1100주년이어서 철원의 유구한 역사를 알리려는 뜻에서다.

공모로 디자인을 정했으며 리모델링 사업비로 1개소당 1억5000여만 원을 들였다. 이외에 군탄 사거리, 프라즈마 삼거리, 고석정 입구 등에는 두루미를 형상화한 가로등도 설치했다.

철원군은 남북화해 분위기는 물론, 군사도시로서의 딱딱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고가낙석의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했다.

군 부대 측도 군사시설물을 드러내 놓는 것보다 은폐할 수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일부 부대는 자신의 지역에도 이같은 사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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