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전에 가짜가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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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인기연예인」「고서화」개인이름 등이 붙은 소장전이 이 화랑 저 미술관에서 잇달아 열리고 있다.
이 같은 전시회에 가짜 작품이 걸려있어 애호가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20∼30년씩 힘들여 수집한 미술품에 한 두 점의 가품이 끼여있어 「옥외 티」라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
출품점수로 보아 정선하면 성격이 뚜렷한 알뜰한 소장전이 될 수 있는데도 조잡한 물건까지 내놓아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이다.
공인 받지 못한 작품이면 「작자미상」「부겸재(정선)화」「단원풍」등의 설명서를 붙이면 소장인의 겸손이 드러날 걸 「허주 이징」「공재 윤두서」「오원 장승미」의 작품이라고 붙여놓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허주 이징(1581∼?)은 조선시대 전기작가-. 산수·인물·영모 등을 두루 잘해 당대 l인자로 꼽혔다.
그 시대의 화풍도, 허주의 필지도 아닌데 민화풍으로 그린 병풍에 「허주 이징 작」으로 붙여놓아 시비의 대상이 되었다.
공재와 오원의 작품은 후 낙관이 분명한데 어엿하게 작가이름을 써넣어 그림과 낙관글씨의 먹 빛깔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나섰다.
옛날 작가는 그렇다 치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정확한 감정을 받을 수 있는 근대·현역작가의 작품에도 미심쩍은 게 있었다. 소정 변관식의 『첨성대』, 이보 김은호의 『장군도』,운보 김기창화백의 『풍속화』, 천경자씨의 『무희』는 화랑 측에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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