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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디자인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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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매년 1월과 9월 파리에서 열리는 메종 오브제. 거대한 전시장을 '엘르 데코' 코리아가 누비고 다니며 주목할 만한 트렌드를 정리했다.

올해로 열린 지 20주년을 맞는 메종 오브제는 디자인을 조금이라도 기웃거린 사람이라면 얼추 들어봤을 홈 데코 박람회다. 디자인 역사와 함께 해 온 메종 오브제는 기념비적인 해를 맞았지만, 인테리어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차분한 한 해를 보낼 모양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기보다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트렌드가 연장되면서 좀 더 정제된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덕분에 내추럴 무드는 더욱 자연스럽게, 강렬한 개성은 더 기이하고 화려하게 극을 향해 달려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동시에 빅 브랜드들이 선보인 다방면의 컬래버레이션과 신진 디자이너들의 신선한 등장이 숨통을 트여주기도 했다. 8개의 거대한 전시관을 볼거리로 꽉꽉 채운 메종 오브제에서 '엘르 데코' 코리아 팀은 동분서주하며 트렌드를 향한 안테나를 세웠다. 그중 주목할 만한 트렌드 키워드를 소개한다.

메종 오브제 키 트렌드 4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T 테이블’, 보사.

티볼트 디솜브레가 디자인한 ‘아바 테이블’, 르네 로제. ‘바이브 테이블’, 리룩. ‘무스커피 테이블’, 리룩.

1 STILL METALLIC 지난해에 가장 강력한 유행 중 하나였던 코퍼(구리) 소재의 인기는 계속됐지만, 금속 컬러의 톤이 무궁무진해졌다. 금속 특유의 인더스트리얼한 느낌 때문에 주로 조명이나 오브제에 쓰이곤 했는데, 올해부터는 가구나 식기류에서도 메탈 컬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 거친 듯한 표면 대신 매끈하게 번쩍거리는, 제프 쿤스의 스테인리스스틸 작품처럼 보이는 글로시한 메탈이 스타로 떠올랐다. 과하게 광이 나는 금속들을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파스텔 톤과 믹스매 치한 소품들도 다양하게 출시됐다.

카르텔의 향수와 디퓨저 라인. 메종 드 베논의 벽지. 툴르몽드 보샤르의 러그.

‘르 블루 칵투스’, 구프람. ‘SC3’ 소파, 엔트래디션. ‘Pool’ 체어, 서클 스튜디오.

2 HOT BLUE 블루가 이렇게 따듯한 색이었다는 걸 보지 않았다면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 가장 간단하게 럭셔리한 홈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색이라는 것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지중해 물빛 같은 아쿠아 블루, 잘 가공한 보석처럼 깊은 터키 블루, 빈티지풍의 코발트 블루 등 다양한 브랜드가 미세하게 다른 블루 컬러 아이템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특히 실크나 도자기에서 블루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벽면 전체나 커다란 옷장 전체를 뒤덮은 과감한 스타일링도 올해만큼은 별다른 사건이 아니었다.

니글라스 젠슨, 줄리아 뮬링이 디자인한 아이콘 펜던트 라이트는 슈네이드.

필립 르메이어가 디자인한 ‘페티트 셰버렛 코우리스’ 책상은 신나. ‘엔드리스 롤’ 조명은 B&B 이탈리아. 마리 크리스틴 도너의 ‘코야’ 장은 르네 로제.

3 NATURAL FOREVER 오랜 경기 불황, 재조명되고 있는 나무 소재, 친환경 화두와 맞물려 내추럴리즘은 더 이상 트렌드랄 것도 없는 하나의 분야가 된 것 같다. 자연에서 재료를 얻는 방식은 나무를 그대로 쓰는 것 외에 실이나 종이와 같은 신소재로 확장됐으며 어떤 소재와 매치해도 더 이상 뉴스 거리가 되지 않는다. 나무와 가죽을 활용해 텍스처를 살리는 방식의 아이템들이 침실부터 욕실까지 모든 공간 인테리어에 걸쳐 전시장 방문자와 일반 소비자들에겐 가장 높은 호응을 보였다.

앤-엠마뉴엘 티온의 &lt테크노-메이드> 전시를 위한 작품.

마리나 아브라모빅의 접시 ‘Set A’. 파트리샤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루나 캐비닛’. 인디아 마다비가 디자인한 ‘패롯’ 테이블.

4 POP COLOR MIX  팝 컬러는 늘 모두를 위한 트렌드는 아니었다. 다소 과한 듯하기도, 너무 어린애들 취향 같기도, 때론 유치해 보이기도 한다는 게 논란 거리였다. 그래서 무채색과 파스텔컬러 일색인 북유럽풍이 유행한 최근 몇 년간 좀처럼 트렌드로 부각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90년대 스타일이 패션계와 문화계에 상륙했듯이, 팝 컬러도 공간 인테리어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벽지나 소형 가구에서 위트 있는 문구나 유머러스한 프린트와 함께 포인트 아이템으로 폭넓게 쓰였다.

에디터 엘르 김이지은 · 이경은, 사진 courtesy of maison objet, 디자인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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