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주영' 정대운 브라질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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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브라질로 출국한 정대운이 서울공고에서 훈련 중 헤딩 컨트롤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제2의 박주영'을 꿈꾸는 축구소년 정대운(15.석관중3)이 22일 브라질행 비행기를 탔다. 그는 브라질 명문 클럽 산토스의 16~17세팀에서 1년간 삼바 축구를 익힐 예정이다. 청구고 1학년 때 1년간 브라질 유학을 했던 박주영(20.FC 서울)과 같은 코스다.

정대운은 여러 면에서 박주영과 닮은꼴이다. 1m80cm의 키에 60kg을 조금 넘는 호리호리한 체격,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 골을 넣는 능력, 거기다 공을 드리블하면서 시장통을 지나 집으로 돌아가는 습관까지 닮았다.

정대운은 서울 숭곡초등학교 시절부터 골잡이로 이름을 날렸다. 2002년 대교 눈높이 전국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은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탔다. 당시 프로팀 울산 현대에서 울산의 연고 중학교로 스카우트하려고 했지만 부모가 "아들과 떨어지기 싫다"며 거절했다. 석관중 2학년까지 유소년 대표를 했고, 3학년이 된 올해 또다시 스카우트 싸움이 붙었다. 승자는 서울공고 박윤기 감독이었다. K-리그 초대 득점왕 출신인 박 감독은 "서울공고 시절 안정환(FC 메스)을 키워냈다. 대운이를 맡아 안정환을 능가하는 골잡이로 만들겠다"며 부모를 설득했다.

박 감독은 정대운에게 '골 넣는 비법' 몇 가지를 가르쳤다. 슈팅 하는 척하면서 수비를 속이는 법, 다양한 킥 기술, 코너를 찌르는 슈팅 등. 브라질 유학을 다녀오면 스트라이커로 본격 조련할 계획이다.

정대운은 "문전에서의 움직임은 다른 선수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많이 모자라요. 마음도 여린 편인데 브라질에서 저보다 잘하는 선수들과 부닥치면서 근성을 키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정대운은 그림에도 소질이 있다. 어릴 때부터 축구 그림을 많이 그렸다. 이제는 축구인생의 큰 그림을 그린다. 박주영.이호(울산 현대)를 잇는 '브라질 유학파 국가대표'가 된 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해 호나우디뉴와 맞붙는 것이다.

글=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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