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메트 풍자 만평가, "더 이상 마호메트 안 그린다"

중앙일보

입력

이슬람 선지자인 마호메트가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란 종이를 들고 눈물을 흘린다. 거기엔 ‘다 용서한다(TOUT EST PARDONNE)’는 제목이 달렸다.

마호메트가 웃으면서 “죽을 만큼 웃지 않는 자에게 채찍질 100대를”이라고 외치는 만평도 있다. 또 마호메트가 엉덩이를 노출한 채 "내 엉덩이는 어때? 별로라고?"라고 말하는 그림도 있다.

프랑스의 풍자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표지 그림들이다. 눈물 흘리는 마호메트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인 쿠아치가 샤를리 에브도에서 총기를 난사한 이후 발행된 ‘생존자 특별호’의 표지다. 나머지 만평들은 이전 무슬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던 그림들이다.

모두 동일 인물이 그렸는데 ‘뤼즈(Luz)’란 필명의 레날 뤼지에이다. 그가 29일(현지시간) “마호메트를 그리는 것에 더는 관심이 없다”면서 “앞으로 마호메트를 그리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현지 TV인 TF1이 보도했다.

그의 결정이 테러 충격 때문인지, 마호메트에 대한 풍자가 표현의 자유를 넘는다는 논란을 의식한 때문인 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샤를리 에브도의 마호메트 만평을 두고 지금까지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 펜(PEN)클럽의 미국 지부인 ‘펜 아메리칸 센터’가 프랑스 만평지 샤를리 에브도에 ‘표현의 자유상’을 주기로 하자 소속 작가 6명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자 ‘악마의 시’란 작품에서 이슬람에 대한 신성모독을 했다고 이란 지도부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던 적이 있는 작가 살만 루시디가 펜클럽을 지지한 일도 있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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