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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과서시〃수준미달이다〃〃아니다〃신경림씨 비난에 신상철씨 반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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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시들의 적부논쟁이 치열하다.
과연 학교에서 가르칠 시들은 어떤것이어야 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교과서개편과정에서 전에 실렸던 시들에 대한 비평과 함께 새로 실릴 시에 대한 문제가 논의의 초점이다.
국어교과서의 시에 대한 논의는 시인 신경림씨가 지난해『어떤 시를 가르칠 것인가』(「한숙사상연구」제1집)란 제목의 글에서 중·고교 국어교과서 시들이 수준이 낮고 몇몇 시인들의 시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등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시작됐다.
이에 대해 최근 신상철씨(문학평론가·전영동고교교사) 는『교과서 비판에 신중을』(국어전문지「한샘」제2집)이란 글을 통해 반론을 제기했다.
신경림씨는 교과서의 시가 수준이하라는 점외에도▲전통서정시의 편중▲일부 시인들의 시만 중시▲참여시에 대한 그릇된 개념▲가짜 애국시와 모작시▲상당한 분량의 친일작가의 시가 눈에 띄고▲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인생시·생활시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정훈씨의『동백』, 이수복씨의『봄비』, 장정하씨의 『고무신』, 노천명씨의 『사슴』, 조병화씨의 『의자』, 김춘수씨의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등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상철씨는『중·고교 교과서 시들은 배우는 학생들을 고려해서 선정된 것이며, 단계별 학습을 해야하는 학생들에게 최고수준의 시만을 가르칠 수는 없을것』이라고 이의서 제기했다.
그는 이어 『쉬운 작품이라고 해서 모두 수준이하로 보아서는 안된다』 고 반박하고,『교과서에 대한 비판은 교육현장의 실정을 고려해야 하는데 너무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고 몰아붙였다.
현재 개편된 중학교교파서에는 17편, 인문·실업계 통합개편 고1교과서에는 10편, 앞으로 바뀌게될 고2·고3교과서에는 32편의 시가 실려있다.
같은 시인의 시가 2편 들어가 있는 경우는 10여건.
이미 개편된 고1교과서에 신경림씨가 비판하고 나선 박두진씨 『3월1일의 하늘』 에 대한 두사람의 견해는 크게다르다.
신경림씨는 『박두진 시의 부정적인 측면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는 시』 로서 진실이 없는 헛된 목소리, 탄력없는 언어의 나열, 몰개성적인 전개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됐다.
이에 대해 신상철씨는 『자칫 자기중심적으로 빠질수 있는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의 학생들에게 반복되는 시어와 격렬한 정서의 표현으로 항일운동의 선명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시』 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신상철씨는 신경림씨의 반론상당부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신경림씨가 제기한▲일부 시인의 편중▲전통 서정시의 편중▲삶을 직접 노래하는 생활시의 결핍문제등은 앞으로 일선 교육계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것 같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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