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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인기 웹툰 '복학왕' 오바마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이버 인기 웹툰 ‘복학왕’에서 미국 대통령이 한국 여대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기대하는 것처럼 그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오후 11시 10분쯤 등록된 웹툰 ‘복학왕’ 46화에는 ‘바락 우바마’라는 미 대통령이 저출산에 대한 대책을 찾고자 한국의 한 지방대학 원룸촌을 찾는다는 설정으로 등장했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한국 대학생들과 어울리는 우바마 대통령은 여대생에게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자 안절부절 하는가하면 자신을 알아본 대학생들에게 국방비 590조원을 이용해 술을 사는 등 희화적으로 묘사됐다.

많은 누리꾼들은 우바마 대통령이 한 여대생에게 이성적 관심을 갖는 것처럼 묘사하는 내용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문제를 삼았다. ‘복학왕’의 의견 코너에 등록된 수 천여 건의 댓글 중에는 ”엄연히 한 나라를 다스리는 대통령을 소재로 저렇게 그리는 것은 좋지 않다“ ”이건 풍자가 아니라 모욕하고 희화화 하는 것. 노무현 대통령을 코알라로 만든 일베와 다름이 없다“ 등 비판적인 내용이 많았다. ‘복학황’은 1화부터 46화까지 평균 평점이 9.16점(10점 만점)이었지만 46화는 3.35점에 그쳤다.

사태가 확산되자 문제가 된 일부 내용이 삭제됐다. 네이버 측은 ”작가(기안84)가 댓글 반응을 확인한 뒤 본인이 의도했던 스토리 내용과 다르게 독자가 불편해하는 것을 인지하고 고민한 끝에 작품을 수정하기로 하고 문제 부분을 삭제했다“며 ”작가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해석될 경우 수정하는 경우가 다른 작품에서도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을 의식해 지나치게 ‘표현의 자유’을 억압하는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종원(36ㆍ직장인)씨는 ”리퍼트 미 대사가 피습을 당했을 때도 일부 단체에서 위로를 하겠다며 단체로 부채춤을 추는 등 과도한 반응을 보여 눈살이 찌뿌려졌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가볍게 희화화된 것을 두고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복학왕’을 그린 작가 기안84는 ‘패션왕’으로 널리 알려진 인기 웹툰 작가다. 인기없고 소심한 남자 고등학생이 패션 감각에 눈을 뜨면서 인기를 누리게 된다는 내용의 ‘패션왕’은 누리꾼들의 높은 관심을 모으며 지난해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사진 네이버 웹툰 '복학왕'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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