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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수록 공격적 스타일 … '성완종 정국' 정면돌파 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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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가운데)이 28일 춘추관에서 최근 정국 현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4·29 재·보선을 하루 앞둔 28일 대국민 메시지를 전격적으로 내놨다. 중남미 순방 기간 얻은 고열과 복통으로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대국민 메시지 발표도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예상과 달랐다.

 박 대통령은 특히 “누가 이 사건에 연루됐든 간에 부패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용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완구 총리 사표 수리 직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다는 것은 박 대통령이 순방 기간 다듬어놓은 수순이라고 청와대 참모들은 전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순방 중 메시지 내용을 다듬어 귀국 직후 발표할 예정이었다”며 “다만 박 대통령의 건강이 변수라 발표 시점을 놓고 어제까지 고민이 깊었지만 최근 정국 상황이 엄중한 만큼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지 않더라도 입장을 정리해 알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4·29 재·보선 이후 박 대통령이 건강을 회복한 다음 직접 입장을 내놓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미룰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는 뜻이다.

 김성우 홍보수석도 메시지 발표 후 “박 대통령이 순방 중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다듬고 정리했다”며 “(원고 준비는) 순방 중인 대통령과 저희가 수시로 충분히 교감을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김 수석이 순방에 빠진 것도 메시지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다음은 김 수석과의 문답.

 -박 대통령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에 대해 언급한 배경은.

 “성 전 회장의 죽음으로 인해 제기된 정치권에 대한 몇 가지 의혹이 있지 않나.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많은 논란 있어 왔고 이런 것 때문에 현 정부는 사면을 제한적으로 해왔다. 사면권의 행사가 엄중하다는 점에서 보면 언론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이번에 반드시 해소돼야 하지 않겠나. 그것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정치 개혁을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으로 이해해달라.”

 -특별사면에 대한 언급이 수사 가이드라인이란 비판이 있다.

 “그렇지 않다. 각종 의혹이 당연히 해소돼야 한다는 전제로 말씀하신 것이다. 어떤 것(성완종 리스트)은 중요하고, 어떤 것(특별사면)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완종 파문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언급했는데.

 “총리 문제에 대해선 국민의 의혹과 불신의 대상이 돼 유감의 뜻을 표명하신 것이고 (다른 분들은) 현재 수사 중이니까 그걸 보면서 적절한 입장을 밝힐 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박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원고지 11장이 넘었다. 종전 청와대 참모들을 통해 발표해온 메시지에 비해 상당히 긴 분량이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최근 정국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낸다면 재·보선 전에 해야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며 “이완구 총리 사표 수리와 메시지 발표가 빨리 이뤄진 것은 위기일수록 공격적인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나타난 것 ”이라고 분석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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