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씨 병상의 고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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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김우중(사진)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병상에서 고희(古稀)를 맞는다.

그의 70번째 생일에는 부인 정희자씨와 아들 선협씨 등 가족과 지인 10여 명이 자리를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경영'을 외치며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벌였던 김 회장이 병상에서 가족들과 조촐한 고희연을 보내게 됐다. 김 전 회장은 이달 중순 한 때 건강이 위독했으나 지금은 약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36년 12월 19일 대구에서 태어났다. 김 전 회장은 1999년 10월 중국 옌타이(煙臺)의 자동차 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지 5년8개월만인 올 6월 14일 귀국했다.

귀국과 동시에 인천공항에서 수사관에게 연행돼 분식회계와 횡령, 재산 국외도피,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아왔다. 올 8월 말에는 심장 관상동맥이 막혀 구속집행 정지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았다. 이후 3번째 공판이 열린 9월 27일에는 환자복을 입은 운동화 차림에 링거를 꽂고 모습을 드러냈지만 기력이 소진돼 검찰 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심장 재수술을 했고 뇌출혈 증상까지 나타나 넉 달째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다.

병간호는 주로 정씨와 며느리인 박은영(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녀)씨가 맡고 있다. 김 전 회장의 병실에는 지난 10월 김선홍 전 기아차 회장이 다녀가기도 했다.

전 대우그룹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심장 수술 이후 여러 합병증이 겹친데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까지 받아 건강이 악화한 상태"라며 "현재 가족들과 간간이 짧은 대화를 나눌 정도"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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