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 사회 물질·성공주의, 가장 큰 피해자가 어린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어린이를 때리지 마라’와 ‘사람은 곧 하늘이다’는 서로 통한다.”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천도교 박남수(사진) 교령은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올해는 이를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천도교 경전에 담긴 해월 최시형(1827~1898)의 법설을 하나 꺼냈다. ‘도가(道家)의 부인은 경솔히 아이를 때리지 말라.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니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하느니라.’

 박 교령은 그 뜻을 풀었다. “우리 사회는 물질주의·성공주의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가 어린이들이다. 아이들의 인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간성이 진정 어디에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천도교에서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고 말한다. 이런 생각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천도교는 다음 달 4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주제로 원탁대토론회를 개최한다. 학부모와 교육계, 종교계, 정치계, 어린이집, 색동회,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토론에 참여한다.

 1923년 ‘어린이날’을 처음 제정한 소파 방정환(1899~1931)도 천도교인이었다. 그는 제3대 동학 교조인 손병희(1861~1922)의 사위였다. 박 교령은 “방정환 선생은 당시 ‘어른들이 자신의 욕심에 의해 아이를 키운다’며 세태를 비판한 바 있다. 아이들을 많이 낳는 게 농사를 짓기 위한 도구로 쓰기 위한 거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만히 따져보면 오늘날의 세태와도 무척 닮았다.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우리 사회에는 절실한 문제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