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강단에 죽음교육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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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죽음교육」 에 눈떠가고 있다. 지난 70년대 말부터 이러한 강의를 개설한 대학도 있다.
78년부터 서강대에서 교양과목으로 이 강의 (죽음에 대한 심리적 이해) 서 해온 김인자교수(교육심리학) 는 『젊은이들에게 죽음에 대한 이해는 적극적이고 올바른 삶을 살고자 하는 의욕을 북돋워준다』 고 말했다. 그는 강의 개설 당시 일부에서 약간의 저항도 없지 않았다고 돌아 봤다. 현재 수강생은 1백명 정도.
죽음에 대한 교육은 그 주제자체가 괴로움을 줄 것이라는 이유로 최근까지 배척돼 왔다. 그러나 오늘날 죽음교육은 삶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죽음교육은 60년대 중반 이후 미국에서 촉진됐다. 이제 성교육이 중요하다면 죽음교육 또한 마찬가리라는데 이의가 없게 됐다.
죽음의 문제는 성문제와 함께 한동안 금기로 에워 쌌으며 그 결과 엄청난 오해을 낳았었다. 죽음교육의 언니뻘인 성교육은 이제 이성적인 논의가 가능케 했으나 나머지 절반인 죽음교육은 아직도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김교수는 『젊은이들이 급격한 자신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큰 관심을 갖는 주제는 둘이 있는데, 하나는 성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에 관한 것』 이라고 지적했다. 앞의 문제가 제2의 성의 탄생을 통한 직접적이고 간곡한 호기심과 신비로움을 이해하고자하는 노력이라면 뒤의 문제는 자신이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불안을 이해하고자하는 노력이라는 것.
한편 김교수가 한국 미국남녀대학생 각 4백50명, 3백명을 대상으로 조사 비교한 죽음관은 죽음에 대한 부정 긍정의 한미문화권의 차이를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한국학생들이 죽음을「신비롭고 알 수 없는 어떤 것」 (30 2%) ,「생의 모든 것이 거기에서 끝나는 것」(26.9%) 에 다수의 반응을 보인 반면 미국대학생들은 「영생을 위한 전제」 (10. 2%), 「생의 연속」 (16·3%),「신비롭고 알수 없는 어떤 것」 (16 3%) 에 대부분의 반응을 나타냈다.
「죽음」 하면 연상되는 단어론 미국학생들이 슬픔(10·7%) 종말(10 .2%)내세(10·8%)등인 반면 한국학생들은 허무(7 .5%)종말(7 .3%)인생 혹은 두려움(6%)순이었다.
「죽음」 과 관련, 가장 많이 연상되는 곤충 동물·꽃으로는 미국학생들이 나비·새·장미인 반면 한국학생들은 나비·개·국화였다.
미국학생들은 75·7%의 다수가 내세를 믿는 반면 한국학생들은 34. 7%만이 믿고 43.2%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죽음에 직면했을 경우 미국학생들은 「잘못을 회개 하겠다」(26·7%) 「기도」(17. 1%)「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감」(15. 5%)순이었으나 한국학생들은 「일을 끝맺는데 힘씀」(10. 9) 「체념으로 죽음에 임함」 (30. 2%)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감」 (15. 6)순이었다.
김교수는 『죽음은 그 도피가 불가능한 독재적인 것』 이라고 지적, 『따라서 적극적인 이해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 설명했다.<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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