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 수출 300억 달러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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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북 구미시가 15일로 수출액 3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한해 수출 300억 달러(약 30조원) 달성은 1971년 구미공단이 들어선 이후 34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 같은 수출액은 국내 단일 공단으로는 처음이다.

◆기초자치단체가 올린 첫 성과=인구 37만의 구미시가 올린 300억 달러 수출은 기초자치단체로는 최초의 일이다. 국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그마치 11%나 된다. 이는 우리나라 2,3위 도시 부산(인구 368만).대구(253만)가 올린 수출액의 각각 4.3배, 8.6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구미시는 71년 첫해 800만 달러를 수출한 이래 75년 1억 달러, 81년 10억 달러, 99년 100억 달러 달성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 왔다.

15일 오전 구미시 신평동 길가에서 김관용 구미시장(왼쪽 두번째)과 시민들이 출근 길 구미공단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수출품은 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가 84%를 차지한다. 특히 디스플레이산업은 구미지역이 세계 생산량의 15%, 국내 생산량의 33%를 차지해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구미지역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는 95년 453개에서 지난해 1600여개로 늘어났고 근로자만 9만여명에 이른다.

삼성과 LG 두 대기업이 구미시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

삼성은 지난해 129억 달러(전체의 47.5%)에서 올해는 150억 달러로, LG는 지난해 100억 달러(36.7%)에서 올해 111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념식=구미시는 15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시민과 기업체 관계자 등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 300억 달러 달성기념 및 기업하기 좋은 구미 만들기 다짐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시민 30명이 수출액 3000만 달러 이상 기업체 대표 30명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증정했다. 이어 김병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수출 500억 달러 시대를 향한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시민들과 토론을 벌였다. 이에 앞서 구미시는 14일 밤 문화예술회관에서 수출 300억 달러 달성을 기념하는 전야제를 열었다. 전야제엔 구미시립무용단과 합창단 등의 공연과 불꽃놀이가 열려 축하 분위기를 돋웠다.

◆기업사랑운동 나선다=시는 기업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 기 살리기'운동을 펴기로 했다. 시는 최근 광평.공단동의 수출로 주변에 70여 기업의 로고가 찍힌 깃발 1000여 개를 내건 데 이어 문화예술회관 등의 조경수에 '사랑해요 애니콜''사랑해요 LG'등의 문구가 적힌 천을 걸었다. 또 산호대교의 이름을 'LG대교'로 바꾸고, 초.중학생이 참가하는 '기업체 임직원에게 편지 쓰기'운동도 전개한다.

구미시 수출기획팀의 임필태 담당은 "기업체 덕에 구미가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시민의 도리라고 생각해 기업사랑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송의호.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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