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아니 벌써 100만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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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이 개관 44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기록을 세운다. 16일 오전 100만 번째 관람객을 맞는 박물관은 축하 행사를 열고 대기록의 주인공인 국민과 함께 기쁨을 나눈다.

10월 28일 오랜 셋방살이를 끝내고 자체 건물을 지어 새로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3일 만에 10만 관람객이 들어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세계 6대 박물관에 들 만큼 웅장하고 첨단 시설을 갖춘 우리 박물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시간이 흘러도 식지 않았다. 40여 일 동안 새 박물관의 하루 평균 관람객 수는 2만3000명꼴. 세계 각국 여행객이 찾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나 영국 브리티시박물관의 하루 평균 관람객 수인 1만5000명과 비교하면 대단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박물관 측이 낸 통계를 보면 새 박물관을 다녀간 관람객은 금~일의 주말에 몰렸다. 주 5일근무가 늘어나며 휴일을 즐기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어난 결과다. 평일에는 오전 10시~오후 2시에 집중적으로 입장했다. 교육 효과가 큰 박물관을 찾는 각급 학교 단체 관람이 이 시간에 몰렸다. 개관 기념으로 연말까지 무료 입장인 점, 한 번 돌아보는 데만 11시간 이상 걸리는 전시장 규모 때문에 여러 번 찾는 관람객이 많은 것도 한 달 보름 남짓에 100만 손님이 든 큰 요인이 됐다.

[사진=연합]

그동안 우리 국민이 가장 즐긴 전시품은 무엇일까. 새 국립중앙박물관이 자랑하는 '모바일전시 안내시스템'이 추적한 관람객 동선과 이용객의 북마크를 집계해보니 최고 인기 유물은 국보 191호인 '황남대총 금관'이었다. 2위는 국보 83호인 '반가사유상', 3위는 '약사여래'였다. 고대 유물과 불교 조각에 쏠리는 한국민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전시실 가운데서는 고고관의 고구려.신라.백제실과 미술관의 회화.불교회화.도자공예실에 관람객 발길이 잦았다. 교과서나 대중 매체에서 낯익은 명품을 실물로 보려는 관람객의 뜻이 드러난 셈이다.

연말까지 무료 입장인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년부터 일반 2000원(단체 20인 이상 1500원), 청소년 1000원(단체 500원)을 받는다. 6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무료다. 워낙 넓고 방대한 전시실과 전시작품이 펼쳐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에 홈페이지(www.museum.go.kr)에 들러 간단한 예습과 관람 계획을 세우고 가는 것이 좋다. 모바일 시스템은 예약이 필수다. "한 번에 다 볼 욕심 내시지 말고 여러 번 오셔서 오늘은 역사관, 다음에는 아시아관, 한 달 뒤에는 어린이박물관, 공연도 한 편 보고, 스케이트장에서 얼음도 지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하는 식으로 자주 와야 하는 곳으로 여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이건무 관장의 부탁이 100만 이후 관람객을 부른다. 02-2077-9000.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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