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놀잇배 뒤집혀 9명 익사|행락무질서…참사꼬리문 주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무질서 행락으로 대형사고가 잇달고 있다. 행락시즌에 접어들자마자 주말마다 산과들 명승지를 찾는 행락인파가 대이동을 하지만 아직도 몸에 배지 못한 행락객들와 질서의식과 위락업주들의 안전수칙 무시로 곳곳에서 참사를 빚고 있다. 전국적으로 맑은 가운데 무더운 여름날씨를 보인 19, 20일 주말은 추락·전복·익사 등 각종 사고가 꼬리를 물었다.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에서는 모터보트가 뒤집혀 9명이 사망, 1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일어났으며 충북 청원군 랑성면에서는 야유회를 다녀오던 버스가 전복, 세광중 야구부원등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경기도 남양주군 팔당댐에서 보트를 타고 물놀이를 하던 서울 한양공고생 2명이 익사했다. 이들 사고는 모두 행락객들의 무질서·부주의·안전수칙위배가 일으킨 것으로 질서를 지키고 조금만 주의를 했어도 막을수 있는 사고들이었다.
【산정 호수=한천수·고도원·채흥모기자】주말인 19일 하오6시 15분쯤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에서 야유회를 갔던 건종산업(대표 김승대·28·경기도 용인군 기흥면 영덕리579) 직원 가족 등 모두 16명을 태운 7인승 모터보트(0.3t·운전기사정한진·24)가 물이 스며드는 바람에 뒤집혀 계분순씨(45·여)등 놀이객 7명과 구조하러 물에 뛰어든 곽영두씨(23·건종산업종업원)등 모두 9명이 익사하고 모터보트 조수 김정식군(19·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운천리)이 실종됐다.
사고는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로 정원보다 2배나 많은 승객이 앞다투어 배를 탄데다가 승객들이 몰린 뱃머리 쪽에 물이 스며들어 침몰했다.
경찰은 20일 잠수부를 동원해 9구의 시체를 인양했으며 모터보트 선주 주영범씨(33)와 운전기사 정한진씨등 2명을 엄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인근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야유회갔다 참변|침몰>
건종산업 직원과 가족61명은 이날 낮12시쯤 모터보트를 타고 선착장 맞은편 산기슭으로 건너가 야유회를 즐긴뒤 하오5시45분쯤 예약했던 모터보트가 도착하자 14명 정도씩 나눠타고 두차례에 걸쳐 호수를 건넜다.
세번째 보트가 도착한 시간인 하오6시쯤 갑자기 소나기와 우박이 퍼붓기 시작하자 서로 다퉈 보토쪽으로 몰렸고 부녀자와 어린이를 우선 보트에 태웠다.
이때 보트승선객은 운전기사 정씨와 조수 김군을 포함해 16명으로 좌석이 모자라 절반이상이 선수쪽난간에 걸터앉고 서기도했다.
운전기사 정씨가 모터보트방향을 바꿔 호수쪽으로 20m쯤 나가자 선수쪽이 기울며 물이 들어오기 시작, 순식간에 보트에 물이차 가라앉았다.

<술취해 구조못해|구조>
기슭에 남아있던 남자직원들은 물에 뛰어들었으나 대부분 술이 취해있고 물이 깊고 차가와 현장접근이 어려웠다.
10분쯤 지난뒤 부근을 지나던 유람선으로부터 신호를 받고 보트장 경비정 4척이 달려와 구조작업을 벌여 9명을 구출했으나 이분순씨와 김희동군(3)은 물을 너무 많이 마셔 후송 도중 숨졌다.

<사고원인>침몰한 모터보트는 0.3t급으로 운전기사를 포함한 승선정원이 7명이나 2배가 넘는 16명을 태우는바람에 승선객이 선수쪽으로 몰렸으며 정원초과로 중량을 이기지 못해 보트 선수쪽이 기울며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승선객들이 동요를 일으켜 우왕좌왕하는 사이 보트가 뒤집혔다.
◇사망자명단
▲이분순(건종산업 공원·경기도 용인군 기흥면 영덕리) ▲노재윤(20·남·동) ▲곽영두(남·동) ▲이경숙 (17·여·동) ▲권양희(43·여·동) ▲여명(21·여·기흥면 영덕리) ▲이다연(3·여·여씨의딸) ▲권정선(21·여) ▲김희동(남·기흥군 영덕리) ▲김정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