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훔쳐 먹은 지리산 반달곰 '강제 이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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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01년 9월 지리산국립공원에 방사됐던 반달가슴곰 수컷인 반돌이와 장군이가 인근 농가의 벌통을 부수고 꿀을 훔쳐 먹다가 다른 곳으로 쫓겨났다.

이들 곰이 농가의 벌통을 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 겨울잠에서 깨어난 이들이 먹이가 풍부한 저지대를 맴도는 과정에서 벌꿀에 맛을 들였고 이 바람에 여러 농가가 피해를 보았다.

피해를 본 벌통은 모두 40통 정도로 대부분은 장군이가 먹어 치웠고 일부는 반돌이가 먹었다. 이들은 사람이 없을 때를 틈 타 벌통을 툭 쳐서 쓰러뜨리고 밀랍과 꿀을 꺼내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주민들은 벌통 하나에 50만원 안팎의 보상을 요구했고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이미 가입한 보험사를 통해 피해를 보상할 방침이다.

공단은 더 이상의 재산 피해와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수의사와 관련 전문가들이 입회한 가운데 지난 20일 반돌이를 포획해 산등성이 너머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 장군이도 지난 26일 포획돼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한편 공단 측은 이번 사례를 비롯해 방사된 반달가슴곰의 행동 습성을 정리해 향후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이해를 당부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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