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국보 승격, 한의계 "현실은 악의적 폄훼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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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의 국보 승격 소식이 전해지자 한의계가 환영의 뜻을 밝히며 한의학의 과학화‧현대화로 동의보감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일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인 ‘동의보감’을 국가지정문화재 ‘국보(國寶)’로 승격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현재 보물로 지정된 동의보감 3건은 1613년 최초로 간행된 내의원 목판본으로, 전해지는 사례가 드물어 우리나라 의학사와 서지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전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등 동의보감이 지닌 문화재적 가치와 세계적 위상을 고려해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승격 지정하기로 하였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논평을 통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반가운 기색을 내비쳤다.

한의협은 “당대의 동아시아 의학지식을 집대성한 의학서적인 동의보감은 국왕의 명으로 집필되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존의 고전 한의학적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종합임상의학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국가 중심의 ‘예방의학’과 ‘공중보건’ 관리시스템을 구현했을 뿐 아니라 당시의 과학지식을 통해 의학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한, 대한민국 과학사에도 큰 영향을 준 서적”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지난 2009년 7월 유네스코 전문가 평가단 역시 “동의보감은 내용이 독창적이고, 귀중하며 현대에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으로 동아시아의 중요한 기록유산”이라며 “세계 의학지식 분야를 보존하고 현대 서양의학의 발견 이전에 수백만의 동아시아인의 보건에 기여했다”고 그 우수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에 의학서적으로는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된 것.

한의협은 “동의보감에는 당시까지의 해부학, 생리학 등 기초 생명과학, 자연과학 등이 총망라되어 있다”며 “국민들의 보건의료를 책임지고자 한 것이 동의보감의 가치이며, 이를 위해 모든 과학기술을 활용하고 응용하는 것이 바로 동의보감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동의보감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한의학의 현대화‧과학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한의협의 주장이다.

한의협은 “안타깝게도 현재의 한의학은 당시의 최첨단 과학문명을 받아들여 국민들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동의보감의 사상은 사라진 채 악의적인 폄훼와 잘못된 인식 속에 400년전 의학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현대의료기기 사용문제를 거론했다.

한의협은 “발전된 과학기술의 산물인 도구를 사용하여 환자를 보다 정확히 진찰함으로써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료인로서의 당연한 의무조차도 대한민국에서는 규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의보감의 국보 승격에서 대한민국이 주목할 점은 예전 서적의 위대함이 아니라 당시 의학자들의 환자를 치료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그를 위한 치밀한 과학적 탐구정신”이라며 “우리 2만 한의사들은 21세기 현대한의학을 구현하고 전 세계 의료시장을 진출해 미래 성장 핵심동력으로서의 가치를 이룩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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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h.kyeongah@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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