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투약 병원장 "성분 리스트 미리 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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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태환(26)에게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네비도(Nebido)’ 주사를 투여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상 및 의료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병원장이 “선수에게 네비도를 처방한 것은 두 차례이고, 처방 전 미리 성분 리스트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심리로 열린 첫번째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 측 변호인은 “2013년 10월31일 박태환이 처음 병원을 방문했고, 12월에 첫 번째 네비도 주사를 놔줬다. 2014년 7월29일 두 번째 주사를 놨는데 이것이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환은 지난달 27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정지 징계가 확정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013년 12월에는 주사를 맞은 적이 없다. 네비도를 맞은 것은 2014년 7월 한 차례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이날 박태환에게 네비도 성분에 대해 미리 고지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 측은 “(네비도가)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시술과 다르기에 내원자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받으면 검사 후 관리 시술을 한다. 박태환도 이런 절차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태환이 매니저와 처음 방문했을 때 ‘도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의사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선수 측에서 약물의 성분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말하며 리스트를 건넸다. 리스트에는 수기로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이라고 기재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 측 주장은 박태환이 밝힌 것과 완전히 대립하는 내용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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