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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감별사 이민 갔던 페루 … 박 대통령, 경공격기 세일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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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한 호텔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가족들을 만났다. 참전용사 프란시스코 카이세도(예비역 육군 대령·사진 왼쪽)는 1975년 한국 정부 초청으로 방한했을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아래 사진)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보고타=박종근 기자]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페루에 도착했다. 페루에선 FA-50을 포함한 국산 경공격기 수출을 지원하는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군 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하반기 페루의 경공격기 구매사업과 관련한 기종 선정을 앞두고 FA-50의 수출을 추진해 왔다. 박 대통령의 페루 방문을 계기로 KAI가 현지에서 만든 기본훈련기(KT-1P)의 현지생산 1호기 출고 행사가 열리는 것도 한국 경공격기의 성능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청와대는 수출계약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군 당국은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경우 기체 24대와 후속 군수지원 등을 합쳐 20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콜롬비아에서 동포 간담회, 6·25 참전용사 간담회를 마치고 공군1호기(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이날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에 이어 페루·칠레·브라질 동포들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페루 동포 간담회는 19일(한국시간 20일) 열린다. 한국인의 남미 이민은 50여 년 전에 시작됐다. 1962년 12월 네덜란드 국적의 이민선 ‘치치렝가’호를 타고 부산항을 떠난 103명이 2개월간의 항해 끝에 63년 2월 브라질에 첫발을 디뎠다. 60년대 중반에는 태권도 사범과 유학생 등이 콜롬비아로 이주했다. 70년대에는 10여 명의 병아리 감별사가 페루로, 6가구의 화훼 재배 농가가 칠레로 이주해 동포사회를 만들었다.

 이런 초기 이민 과정을 거쳐 현재 중남미에는 11만1000여 명의 동포가 거주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03명으로 시작한 브라질 동포들은 현재 브라질 의류시장의 50∼60%를 점유하는 등 브라질 의류·패션산업의 핵심 리더로 성장했다”며 “칠레·페루·콜롬비아에서도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안정적 생활기반을 구축하고 현지 주류사회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숙소 호텔로 초청해 마련한 콜롬비아 동포 20여 명과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양국 간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에 동포 여러분에게도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모두 힘내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 이후 한국전쟁 참전용사 초청 간담회에선 영애 시절 만났던 참전용사를 4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참전용사 프란시스코 카이세도(육군 대령 예편)는 75년 한국 정부 초청으로 방한, 청와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예방했는데 당시 박 대통령도 배석했다. 간담회에서 카이세도는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박 대통령에게 건넸다. 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당시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전투부대 5100여 명을 파병한 나라다. 당시 전투부대원 213명이 전사했다.

 박 대통령은 17일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가슴을 가진 사람에게 망각은 어렵다”(Olvidar es dificil para el que tiene corazon)는 콜롬비아 대문호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발언을 스페인어로 인용하며 파병에 감사를 표했다.

보고타(콜롬비아)·리마(페루)=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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