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읽기] 몽골인의 눈으로 본 칭기즈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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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칭기스칸 영웅기
이스 자르갈새흥·일 오드발 지음, 이안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전3권, 각 권 288∼352쪽, 9000∼1만원

동서양을 잇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칭기즈칸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다. 칭기즈칸을 다룬 역사책과 경제경영서가 국내에서도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대개 서구에서 나온 것들인데 비해, 이번 책은 몽골 작가가 2003년 11월 펴낸 현대 소설이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소설은 북방 유목 민족을 통합해 가는 칭기즈칸의 영웅적 삶을 보여주면서 다른 한편으로 에로틱한 사건들도 적지 않게 묘사해 출간 직후 몽골 사회에서 화제가 됐다. "칭기즈칸의 명예를 더럽혔다""그렇지 않다"는 등의 논쟁도 있었다. 구성이 특이하다. 칭기즈칸과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부르테(아내).자모하(의형제).테브 텡게르(친구이자 주술력이 뛰어난 무당) 등 8명과의 관계에 집중한다. '영웅' 칭기즈칸의 면모를 다양한 시각에서 그려보자는 뜻이다.

소설 속에서 이들은 전지전능한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때론 나약하고, 외롭고, 불안정한 인간으로 묘사된다. 몽골 문학계에서 탈사회주의 경향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몽골 울란바토르대 한국어학과의 이안나 교수가 번역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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