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강남 재건축 시장 싸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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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규제 완화와 각종 부동산대책의 입법화 지연 등으로 한때 오름세를 타 8.31 대책 이전 시세를 회복했던 재건축 아파트들이 최근 재건축 층수 제한 등으로 분위기가 급랭하면서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

9일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 7일의 건설교통부와 서울시의 층수 제한 합의 발표 이후 호가를 1000만~2000만원가량 낮춘 실망 매물이 중개업소별로 한두 건씩 나오고 있다.

6일만 해도 5억3000만원 선이던 개포주공 1단지 13평형의 매매가는 사흘새 5억1000만~5억2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주공2단지 16평형도 6억1000만~6억20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 내렸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는 재건축 층고 및 용적률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컸던 곳이어서 실망매물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편이라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한다.

특히 1단지 11평형은 시세보다 4000만원이나 싼 3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개포동 동명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값이 빠진 주공 저층의 경우 갑자기 매물이 늘고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1주일 전보다 평형별로 1000만~2000만원 내렸다. 가락시영 1차 13평형은 재건축 규제와 세금 부담 가중에 따른 실망감으로 이번 주 들어 매도 호가가 4억3000만~4억40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내렸다. 같은 단지 17평형도 시세보다 2000만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온다.

둔촌지구 재건축 단지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주공 2단지 25평형은 지난주보다 2000만원가량 내린 7억4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으나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층수 제한 조치뿐 아니라 용적률 완화 기대감 무산 등 재건축에 대한 투자 환경이 나빠진 데다 콜금리 인상도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당분간 거래가 활성화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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