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수지계산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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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개발연구원은 88올림픽이 경제성 높은 흑자대회가 될것이며 산업발전과 국제수지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줄것으로 전망했다.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 유치한 올림픽이 경제성 있는 흑자대회가 될수 있다면 그보다 더 기대할 것은 없을 것이다. 올림픽의 개최가 경제적 실리여부와 상관없는 경제외적 요소들에 의해 결정되고 올림픽개최의 국제적, 문화적 파급효과가 큰 점으로 미루아 올림픽을 경제성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경제가 아직도 무거운 외채의 중압아래 놓여있고 빈약한 자원과 높은 해외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올림픽행사의 경제적 측면을 특히 중시하지 않을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88서울 올림픽은 대회운영비 4천1백억원, 직접투자비 9천4백80억원, 여건조성사업비 9천8백80억원등 모두 2조5천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해냈다. 이 연구원은 이같은 사업비 규모가 82∼88년간의 국내총투자액에 비하면 2%에불과하므로 올림픽에 따른 경기과열이나 대회이후의 경기후퇴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림픽사업비의 소요추산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얻어진 자료라면 일단은 그같은 연구원의 추론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싶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서로 상반된 두 측면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올림픽행사의 원만한 준비와 수행을 위한 최소한도의 투자와, 환경조성사업이 그것으로 과연 가능할 것인가하는문제다. 올림픽의 준비와 개최는 방대한 직접행사비, 그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시설투자는물론 광범한 사회간접시설의 확충과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
그뿐 아니라 올림픽개최와 연관된 각종 기술, 인력양성, 훈련등 소프트분야의 투자비도 계산에 넣지않으면 안된다. 이런 여러 측면의 직·간접 비용을 생각하면 오히려 직접행사와 연관된 투자 또는 경상경비보다는 간접 또는 지원투자·경비지출이 빙산의 아랫부분처럼 커질수 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본래의 경제개발계획과 조화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돼야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현실경제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는 경제성에의 관심이다. 올림픽의 속성에 비추어 상업주의와 전시효과의 표본이 될 소지가 많은 것이므로 이런 「실」의 요소는최대한 배제하여 필요경비를 최소화하는 「실」의 노력이 필요하다. KDI의 전망도 올림픽개최 자체의 경제성을 얘기한 것이라기 보다는 경제성을 사전에 확보해가는 행사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올림픽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의 하나는 지역간의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다. 현재도 이미 경제·사회적인 당면과제로 대두된 인구집중과 지역간 발전, 소득격차는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확산될 우려가 높다. 또 이를 계기로 서비스 산업의 기형적 발달로 산업간균형도 왜곡될 가능성이 예견된다.
이같은 지역·산업간 불균형의 대비는 지금부터 미리 경제개발계획안에 포괄시켜 사전에완충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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