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폐교가 문화공간으로 변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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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학생수가 줄어 문을 닫은 농촌의 폐교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부활했다.

지난 3일부터 '문닫은 학교 연합 예술제'가 열리고 있는 임실군 신덕면 '오궁리 미술촌'(사진). 15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전남북과 경기, 충청 등 전국 8개 지역서 온 21명의 미술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각 지역 폐교에 살면서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은 한국화·서양화·조각·도예·사진 등 5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은 학교 강당·급식 시설을 개조한 뒤 조명시설을 달아 그림을 전시하고, 조각·도예 등 작품은 학교 앞마당에 자유롭게 배치해 아이들의 숨바꼭질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지난 3일 개막식에는 테이프 커팅 행사없이 동네 주민들을 초대해 운동장에서 돼지 한마리를 잡아 마을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폐막일에는 '해설이 있는 강령탈춤' 공연이 계획하고 있다.

오궁리 미술촌도 1995년 전국최초로 폐교를 젊은 작가들이 임대해 설립한 문화공간이다. 현재는 작가 9명과 가족 등 2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 2층짜리 학교 본관을 개조해 1층은 작업실, 2층은 살림집.스튜디오로 사용하고 있다.

작가들은 대학 강의를 나가거나 작품 활동을 벌여 생계를 꾸려가는 한편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강좌와 어린이를 위한 미술.도예 교실도 운영한다. 이 학교처럼 문 닫은 농촌 학교를 개조한 '폐교 미술촌'은 현재 전국에 1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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