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교하·동백 '빅3' 입주 … 전세 풍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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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입주가 시작되는 경기도 용인시 동백택지지구 아파트 단지.

뛰어난 입지여건으로 분양 당시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던 서울 강남구 청담.도곡지구 아파트단지에서 입주가 시작됐다. 수도권에서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경기도 파주시 교하지구와 용인시 동백지구의 집들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입주 물량이 이번 겨울에 한꺼번에 몰려 한동안 불안했던 해당 지역의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 지역의 술렁이는 전세시장을 둘러봤다.


청담.도곡
내년 2월까지 5600가구 … 겨울방학 수요 대거 흡수

강남구 도곡.역삼동 등 일대 주로 10평형대인 12개 단지의 낡은 9000여 가구가 1만여 가구의 20~70평형대 새 아파트로 거듭나고 있다. 이 중 5600여 가구가 이번 겨울에 주인을 맞이하면서 답답했던 전세시장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이들 단지는 투자자가 많은 재건축 아파트여서 전세물량이 일반아파트 단지보다 많게 마련이다. 영동1~3단지를 허물고 다시 지은 역삼래미안.역삼e-편한세상.역삼푸르지오가 내년 1월 말까지 줄지어 입주한다. 현재 매매값은 24평형 4억8000만~5억3000만원, 32평형 7억2000만~8억5000만원이다. 일반분양분이 없었던 래미안.e-편한세상은 2003년 조합원 분양가보다 1억~1억5000만원 올랐다.

전세로 나오는 가구가 전체 가구수의 30~40%에 이른다. 전셋값은 24평형 2억~2억2000만원, 30평형대 3억~3억3000만원 선으로 매매값의 40% 정도다. 인근 E공인 관계자는 "마침 겨울방학 이사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때 전세물건이 나와 공급부족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서울 동시분양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도곡렉슬(옛 도곡주공1차)이 2월에 입주한다. 입주가 두 달 남았지만 전세거래는 벌써 활발하다. 전셋값은 26평형이 2억6000만~3억원, 33평형이 3억5000만~4억원이다. 역삼동 개나리공인 이병호 사장은 "8.31대책 영향과 계절 수요가 맞물려 전셋값이 크게 오를 수 있었는데 이들 단지 덕에 오름세가 약하다"며 "잇따른 입주로 공급량이 계속 늘어나고 겨울방학 수요도 수그러들면 전셋값이 약보합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 교하
이달부터 9000가구 … LCD단지 입주 등 기대감 커

2003년 10.29대책 직후 분양됐던 61만 평의 파주 교하지구가 벌써 입주를 맞았다. 3000여 가구의 동문굿모닝힐 4개 단지가 22일부터 9000여 가구 릴레이 입주의 테이프를 끊는다. 직장 이동 등으로 거래 가능한 분양권 시세가 8.31대책 후 1000만~2000만원 빠졌다. 분양가가 2억2000만~2억4000만원인 32, 35평형에 현재 2000만~3000만원의 웃돈이 붙었고, 46평형(분양가 3억2000만원)의 프리미엄은 3000만~5000만원이다.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파주신도시.LG필립스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주인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셋값은 약보합이다. 입주가 다가오면서 물량은 늘어나는 반면 입주 초기의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셋값은 30평형대 7000만~8000만원 선, 40평형대 1억원 선인데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다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C공인 관계자는 "아직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교통여건이 일산보다 불편해 전세를 찾는 수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매매값은 내년 3월께 파주신도시 분양에 영향받아 다소 오를 것이란 예상이 많다. 평당 800만원 선의 교하지구 시세가 평당 800만~1000만원 선으로 예정된 파주신도시 분양가를 따라 오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파주 야후공인 나선희 사장은 "내년 이후 완공되는 LG필립스 LCD산업단지의 직원주택용 수요가 벌써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 동백
내년 2월부터 1만6000가구 … 주변 전셋값 떨어질 듯

용인시 풍덕천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이후 수요가 줄며 전세물건이 빠지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중개업자들이 주인들에게 전세 시세를 500만원 정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부동산중개협회 시세 조사에 따르면 9월까지 1% 이상이던 용인지역 주간 전셋값 상승률이 지난달 중순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 100만 평의 동백지구 내 30여 개 단지 1만6000여 가구의 입주가 내년 2월로 다가오면서 일대 전세시장이 물량 충격을 받고 있다. 동백지구 전셋값은 30평형대 8000만~1억원, 40평형대 1억5000만원 선으로 죽전지구의 3분의 2에도 못 미친다. 죽전지구 30평형대 전세의 경우 지난해 1억원 미만에 계약됐는데 지금은 1억50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전셋값 부담을 느끼는 세입자들이 대거 동백지구로 옮겨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동백지구 중개업소들엔 전세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용인 정숙공인 관계자는 "동백지구에서 싼 전세물량이 상당히 많이 나올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용인 전셋값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동백지구 아파트 매매값은 평당 1000만원 선에 이른다. 2003년 하반기 평당 680만~750만원에 분양됐었다. 전매할 수 있는 분양권의 경우 2억원대 초반에 분양된 30평형대에 7000만~8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3억원대 초반에 분양된 40평형대는 웃돈이 1억2000만~1억5000만원이다. 이 지역 초당골공인 손미숙 실장은 "판교발 아파트값 오름세가 분당과 용인 죽전.수지를 거쳐 동백지구에까지 왔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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