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갑용 4단 등 8명 2차 예선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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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국 5백만 애기가들의 기대 속에 제19기 왕위전(중앙일보사주최·한국기원주관·삼성전자협찬)이 지난6일 개막되어 1차 예선이 끝나고 12일부터 2차 예선에 돌입했다.
30여명이 참가한 1차 예선에서 임환근 3단·권갑용 4단·양건모 3단·김종석 3단·변종섭 2단·강만우 3단·조대현 2단·이홍렬 초단 등 8명이 2차 예선에 진출했다.
왕위전은 2, 3차 예선을 끝내고 본선리그·도전 7번 승부 등 1년에 걸쳐 열전을 벌인다.
왕위전은 올해 총예산을 7천만원으로 책정, 지난해 5천만원에서 40%증액하였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액수이며 파격적이라 할 만한 증액이다.
왕위전이 7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하자 기사들은 새로운 의욕에 불타고 있다.
우리 기계는 지금까지 프로기사들이 바둑에만 전념하여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이 때문에 기사들은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고난을 겪어왔다.
왕위전의 규모확대와 이에 뒤따른 다른 기전의 예산확대로 프로기사들의 연구 의욕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요즈음 한국기원에서는 『젊은 기사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바둑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분위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왕위전이 프로바둑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왕위전은 그동안 많은 명승부를 낳았다. 조훈현 현 왕위와 서봉수 8단간의 대결은 항상 접전이어서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였다. 서8단은 75년과 80년에 왕위를 차지했으며 조 왕위가 76년부터 83년까지 단 한번 준우승을 했을 뿐 계속 왕위를 지켰다.
7천만원으로 규모가 커지고 우승자에게 1천6백만원(대국료 포함)의 상금이 돌아가는 왕위전의 올해 패자는 누가 될 것인가는 벌써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막강한 조훈현의 아성을 누가 무너뜨릴 수 있을까?
왕위전은 지난 두 해 동안 장수영 6단·허장회 4단 등 신진세력들이 도전자가 되어왔다. 결과적으로 서 왕위의 힘에 눌리기는 했지만 그들의 기세는 대단한 것이었다. 신진세력들의 대두는 최근에 와서 두드러지고 있어 우리 기계의 세대교체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해주고 있다. 장수영 6단·허장회 4단을 비롯하여 서능욱 7단·백성호 6단·강훈 5단 등이 도전권에서 배제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서봉수 8단을 비롯한 고단진은 언제라도 도전자가 될 수 있다. 김인 9단·윤기현 8단·하찬석 8단·노영하 8단 등은 요즘 도전권에서 밀려나는 슬럼프에 있으나 저력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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